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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특검선 유죄, 김건희특검선 공소기각…중간성적 엇갈린 이유

중앙일보

2026.02.12 12:00 2026.02.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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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법원이 지난 12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징역 2년), 윤석열 전 대통령(징역 5년), 한덕수 전 국무총리(징역 23년)에 이어 내란 특검이 기소한 사건의 4번째 1심 선고다. 내란 특검 기소 사건은 법원에서 유죄 판단이 이어지면서 무죄와 공소기각이 반복되는 김건희 특검과 대조되고 있다.
김경진 기자



구속 재판받다 석방된 것만 3명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김건희 특검이 기소해 1심 판결을 받은 7명 중 일부 무죄나 공소기각 없이 유죄가 선고된 건 2명뿐이다. 건진법사의 서브 브로커 이모씨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징역 2년씩을 선고받았다. 김 여사의 집사로 불린 김예성씨와 국토교통부 김모 서기관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지만 모두 공소기각과 무죄가 나오면서 석방되기도 했다.

법원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해 청탁금지법‧횡령 등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은 공소기각했다. 또 김 여사에겐 징역 1년 8개월이 선고되긴 했지만, 특검팀이 구형한 15년과 비교하면 10% 수준이다. 김 여사에게 적용해 기소한 3개 혐의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혐의는 무죄가 나왔다.
               김경진 기자



법원, '내용과 시간적 관련성'으로 판단

김건희 특검의 발목을 잡은 건 특검법상 수사 대상 범위다. 특검법은 수사 범위를 명시하면서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 범죄행위를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법원의 잇따른 공소기각은 관련 범죄의 해석을 특검팀이 무리하게 했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김예성씨 재판부는 내용‧시간적 관련성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횡령 공소사실이 이 사건 의혹 주요 수사 대상인 투자금과 무관하고, 범행 시기도 투자금이 들어온 시기와 달리 매우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김 서기관 재판부는 범행 시기와 종류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양평고속도로 사건 혐의 사실은 노선 변경과 관련한 직권남용 행위인데 이 사건 공소사실은 뇌물 혐의로 동종 범죄라 보기 어렵다”며 “양평 사건은 김 서기관이 국토부 도로정책과 재직 시점에 국한되는데 공소사실은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때”라고 말했다.



사건 아닌 사람 수사, 예견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김건희 특검의 출범 때부터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특검은 특정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이뤄진다. 반면 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의 여러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만 16개로 명시할 정도다. 사건이 아닌 김 여사라는 인물과 관련한 의혹 일체가 수사 목적이 됐다.

그러다 보니 특검팀이 자체적으로 수사 대상을 넓게 해석해 수사할 여지를 줬다. 수사 범위가 넓다 보니 수사력을 집중하지 못한 결과가 잇따른 무죄로 이어졌다는 풀이도 나온다. 내란 특검법의 경우 12ㆍ3 비상계엄이라는 사건과 관련한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다 보니 수사 범위 논란이 없었다.

특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애초 수사 대상 범위가 넓다 보니 관련자 수사를 확대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던 것”이라며 “다만 법원이 영장 단계에서 판단을 해줬어야 했는데 일단 영장은 발부하고 본안에서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건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검찰 수사 범위 제한' 여파?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온 검찰의 수사 범위 제한이 법원 기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은 검사가 수사 범위를 넘어 직접 수사했다는 이유로 공소기각하면서 일부 증거가 공통되거나 수사 편의상 연결됐다는 이유만으론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검과 마찬가지로 당시 검찰 역시 관련 사건임을 주장했지만, 이를 엄격히 봐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인권 보호 등을 위해 수사권을 법에 정한 범위로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게 이전까지 민주당의 주장이었다. 법원은 이 같은 방향을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특히 특검은 수사기관이 아니었던 개인에게 법으로 수사 권한을 부여하는 것인 만큼 더 엄격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나온 사건에 대해 모두 항소를 제기했다. 김 여사 관련성을 수사하는 도중 인지한 사건의 일부를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해 별도 기소하도록 하는 건 법리상 불가능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수사라는 이유다. 수사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주장은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을 받을 예정이다.



정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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