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또 유럽 꾸짖나…뮌헨안보회의 오늘 개막
"트럼프가 세계질서 파괴" 올해는 유럽이 선공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세계 최대 규모 안보포럼으로 꼽히는 뮌헨안보회의(MSC)가 13일(현지시간) 개막한다.
독일 뮌헨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사흘간 열리는 이번 회의는 ▲ 유럽 안보 방위 ▲ 대서양 동맹의 미래 ▲ 다자주의 강화 ▲ 세계 질서의 비전 ▲ 지역 분쟁 ▲ 기술발전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토론의 장이 된다.
62회째인 올해 행사에는 60여개국 정부 수반을 포함해 120여개 나라 안보 당국자들이 참석한다. '유럽 자강론' 대표주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린란드를 두고 갈등 중인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등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15개국 정상이 발언할 예정이다.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중국은 왕이 외교부장을 보낸다.
뮌헨안보회의는 전통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맺은 미국과 유럽이 안보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러시아 성토장이 됐다.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새로운 대서양 관계를 두고 미국과 유럽이 기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지난해 회의에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마을에 새 보안관이 왔다"며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 순응하라고 요구했다. 또 "유럽 전역에서 언론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며 이후 유럽 당국의 소셜미디어 규제 등을 두고 벌어진 양측 충돌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청사진을 기대한 유럽 정치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올해는 유럽이 선공에 나섰다. 뮌헨안보회의 측은 행사에 앞서 낸 '파괴 중'이라는 제목의 연례보고서에서 "미국이 주도한 1945년 이후 국제질서가 파괴되고 있다"며 "기존 규칙과 제도에 도끼를 휘두르는 가장 강력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저자들은 도끼뿐 아니라 레킹볼(wrecking ball·철거 작업용 대형 철구), 불도저, 전기톱 등 여러 비유를 동원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이 구축한 세계 질서가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주재 독일 대사를 지낸 볼프강 이싱거 뮌헨안보회의 의장을 대표 저자로 유럽 출신 안보 전문가 13명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유럽은 미국 대표 루비오 장관이 어느 정도 수위로 반박할지, 작년 밴스 부통령처럼 이민정책부터 표현의 자유까지 전방위 훈계로 일관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싱거 의장은 "루비오 장관이 자기 소관에 직접 속하지 않는 문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교정책 설명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의원 50여명이 포함된 미국 참석자 규모가 신뢰 위기에도 대서양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유럽과 미국 사이 긴장에 최근 몇 년간 핵심 쟁점이었던 우크라이나 전쟁은 사실상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독일 매체 벨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중요한 주제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더 이상 중심에 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뮌헨안보회의 측이 개전 이후 러시아 안보 담당자를 초청하지 않아 어차피 종전에 실질적 동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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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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