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다주택자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다주택자 대출 추가 규제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 긍정평가 이유 2위와 부정평가 이유 1위가 각각 부동산 정책으로 꼽힐 정도로 이 대통령의 강공 메시지에 여론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X(옛 트위터)에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가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건 문제가 있다”며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주었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만기가 되었는데도 대출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할까”라고 썼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이미 수도권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은 불가능한 상태다. 규제 이전에 다주택자가 주담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주담대는 보통 만기가 10~30년으로 길어 만기 연장을 하는 경우가 적다. 다만 개인이 아닌 사업자 대출은 만기가 짧다. 금융권에 따르면 사업자 대출은 매년 갱신·연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즉 이 대통령이 언급한 대출연장 관련 규제가 시행될 경우 주택임대사업자가 직격탄을 받을 수 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는 “지난해 6·27 대책 전에 주택임대사업자 등에게 주담대를 해줬는데, 사업자 대상 대출은 보통 만기가 3~5년, 짧으면 1년이다. 그 대출이 만료되면 갚으라는 뜻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다주택자 중 많은 수가 소형 아파트 아니면 비아파트인데 매물을 내놔도 잘 안 필린다”며 “‘국민주택 규모 이상’ 같은 식이 아니라 일괄적으로 규제하면 시장 혼란이 크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출 연장이 안 되면 전세로 내주면 되는데 연장 규제가 효과가 있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주택자 대출이 관행적으로 연장되고 있는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며 “금융권 등과 함께 다주택자 대출 실태 파악에 착수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신속하게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9시간 뒤인 13일 아침 다시 X에 다주택자를 겨냥한 메시지를 올렸다. 이 대통령은 “이 나라가 오로지 부동산에서만 잃어버린 30년을 향해 역주행을 계속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며 “다주택자들이 이 좋은 양도세 감면 기회를 버리고 버텨서 성공한다는 건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는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의미한다”고 썼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에 여론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관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직전 조사인 지난주보다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긍정 평가 이유는 ‘경제·민생’이 16%로 가장 높았으며 ‘부동산 정책’(11%)은 2위였다. 반면 부정 평가 이유는 ‘부동산 정책’과 ‘경제·민생’이 각각 15%로 가장 높았다. 같은 정책을 두고 여론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출 연장까지 막겠다는 엄포에 많은 국민이 잠을 설쳤다”고 썼다. 이어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헌법까지 무시하면서 대법관 증원, 4심제 도입을 추진하고, 심지어 ‘이재명 공소취소 의원 모임’이라는 해괴한 사조직까지 만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집 팔라는’ 대통령의 명령만큼은 끝내 지키지 않고 버티고 있다”며 “집안 식구들에게도 무시를 당하면서, 밤마다 엉뚱한 국민들을 향해 호통치는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의 눈에는 ‘안방 여포’처럼 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