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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오지급 빗썸…금감원, 매월 말 잔고 현황만 보고받아

중앙일보

2026.02.12 20:48 2026.02.1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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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왼쪽) 금융감독원장이 2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거액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놓고 벌인 긴급 현안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 연합뉴스

국내 2위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의 60조원대 규모 오지급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책임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암호화폐거래소의 이용자 자산 ‘분리보관 및 동종·동량 보유’ 의무에 대한 관리 감독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중앙일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른 의무와 관련한 5대 가상자산거래소 점검 및 보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거래소들로부터 관련 자료를 매월 한 차례 서면으로 제출받아 확인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답변서에서 “매월 말일 24시 00분 00초 기준으로 가상자산 분리 보관 및 동일한 종류와 수량의 가상자산 보유 여부에 대한 자료를 익월 15일까지 제출받고 있다”고 밝혔다. 즉, 매월 말 기준 잔고 현황을 다음 달 중순까지 서류로 받는 구조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7조 2항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자기 보유 자산과 이용자 자산을 분리해 보관하고,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은 가상자산과 동일한 종류와 수량의 자산을 실질적으로 보유하도록 규정한다. 이번 빗썸 사태에서 핵심 쟁점이 된 조항이다. 금감원 역시 최근 점검 과정에서 해당 법 위반이 의심되는 부분을 발견해 정식 검사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안팎에서도 해당 의무가 실효성 있게 이행됐다면 이번과 같은 대규모 혼란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금감원 감독이 매월 한 차례 서면 보고를 받는 형식적 수준에 머무르면서,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기 어렵게 된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이번 유령 코인 오지급 사태는 업체의 자율규제에만 맡겨놓은 채 가상자산거래소의 내부통제 시스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금융당국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루빨리 금융회사에 준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장 신뢰와 투명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2월 5일 윤한홍 정무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빗썸 사태 관련 현안질의에서도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5년간 금감원이 빗썸에 대해 실시한 점검·검사는 총 3회(수시검사 2회, 점검 1회)에 불과했다. 수시검사 1회는 그나마 서면으로만 진행됐다.

아울러 최근 5년간 금감원 직원 7명이 빗썸으로 재취업한 사실과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와 최희경 전 준법감시인이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 출신이라는 점도 공개되며 이해충돌 논란까지 불거졌다.





김다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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