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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안 찬반 격돌

중앙일보

2026.02.1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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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열 경희대 교수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열린 상법 개정안 관련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입법 공청회에서 찬반 의견이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공언한 상태다. 민주당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민의힘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각각 강조하며 팽팽히 맞섰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금의 코스피 5,550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튼튼한 기초체력이 되기 위해선 개정이 완수돼야 한다”며 “자사주가 더는 총수 일가의 방패막이 아닌 온전한 주주가치를 높이는 마중물이 되도록 만들어야 할 골든타임은 지금”이라고 말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자사주 소각 반대는 코스피를 거꾸로 돌리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의 유일한 툴(도구)”라며 “우리 기업이 헤지펀드, 인수·합병(M&A) 공격을 어떻게 방어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해소해야 하지만 우리 기업의 펀더멘털이 좋아야지 주식시장도 좋아질 것”이라며 “법안이 (자사주 소각) 예외를 합리적으로 뒀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로 구성된 진술인 의견도 팽팽하게 대립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 “주주만 동의한다면 굉장히 다양한 예외를 두고 있는 유연한 제도”라며 “자사주 소각 반대는 지배권 보호 장치로 사용하고 싶어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최근 1년간 자사주 처분 공시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설명하며 “공시 사례를 보면 최대주주 본인, 직계비속, 차남, 계열회사를 상대로 한 처분이 포함돼 있다”며 “바람직하지 않은 주주 가치 훼손의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3차 상법 개정안 공청회에 참석해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에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 “갈라파고스적 기업사냥꾼 육성법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익 보는 사람들은 기업 사냥꾼이나 행동주의 펀드다. 미국에서 실제로 자사주 소각론은 기업 사냥꾼들의 단골 메뉴였다”는 이유다. 신 교수는 “자사주를 소각하면 성장·고용·분배 중 어느 것이 좋아지나. 주가가 오른다고 하지만 막연한 기대”라고 덧붙였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자사주는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며 “다른 퇴로를 열어놓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또 “자사주 소각이 자본 감소를 초래할 경우 최소 자본금을 요구하는 인허가 기준에 못 미칠 수 있기에 중소기업 등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김용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열린 상법개정안 관련 공청회에서 장경태(왼쪽)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법사위 1소위가 주관한 이날 공청회에선 위원 선임을 두고 양당 간 기싸움도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1소위 위원으로 곽규택 의원을 주진우 의원으로 교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를 불허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조폭 막가파식”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주 의원이 공청회 도중 입장하면서는 공청회가 10분 간 정회하는 소동까지 일었다. 소위원장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품격을 지켜달라. 위원 자격이 없는 분이 왜 들어와서 위원회를 이렇게 파행시키냐”고 말했다. 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런 결격 사유가 없는데 추미애 위원장이 몽니를 부리며 불허했다”고 반박했다.



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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