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13일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선언했다.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가 송 대표가 받고 있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송 대표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회의원 20명에게 총 6000만원 상당 돈 봉투를 살포하고,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해 실형을 선고한 1심을 뒤집은 것이다. 이 전당대회에서 송 대표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었다.
송 대표는 판결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나무당을 해체하고 개별적으로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3년 프랑스 연수 중 돈 봉투 살포 의혹이 보도되자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듬해에는 ‘정치검찰’ 개혁 필요성을 주장하며 구속 수감 상태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해 2024년 22대 총선에 옥중 출마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민주당) 밖으로 나가 싸워서 무죄를 입증하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3년의 약속이 그대로 실현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환영 메시지가 나왔다. 정청래 대표는 송 대표의 무죄 선고 직후 페이스북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환영하고 축하한다”며 “검찰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썼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소나무당 해산과 민주당 복당 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 복당에 청신호가 켜지자 이날 정치권의 시선은 6·3 지방선거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로 쏠렸다. 송 대표로부터 돈 봉투를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줄 것을 처절하게 부탁드린다”며 “이 선거구는 송 전 대표께서 이재명 대통령을 정치 검찰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양보한 곳”이라고 썼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탈당 전 계양을에서만 5선했지만,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에 도전하며 의원직을 내려놓았고, 이를 같은 해 대선에서 낙선한 이 대통령이 이어받아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진출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했던 이 지역에 여권에선 그동안 이 대통령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할 거란 관측이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두 사람 사이에서 교통정리를 맡아야 할 상황이 됐다. 송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의원도 중앙일보에 “송 대표가 무죄를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석에서 만나면 복당해서 계양을에 나오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고향이다 보니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 일부에서는 “송 대표의 뿌리가 깊다 해도 김 대변인의 출마 의지가 분명해지면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것”(인천 지역 의원)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어찌 됐든 논란 속 탈당했다가 귀환했는데 안락한 옛 지역구를 택한다는 건 당 차원에서도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계양을 전략공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