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3연패 좌절했는데 왜 이렇게 행복해? '스노보드 여제' 클로이 김의 품격, "최가온은 나의 아기"[2026 동계올림픽]
OSEN
2026.02.13 00:50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강필주 기자]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스노보드 여제' 클로이 김(26, 미국)이었지만 최가온(18, 세화여고)의 금메달에 더 기뻐하는 모습이 뭉클함을 더했다.
클로이 김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88.00점을 기록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은 마지막 3차 시기에서 90.25점을 쏜 최가온의 몫이었다.
클로이 김에겐 좌절일 수도 있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낸 만큼 올림픽 3연패라는 금자탑을 눈앞에서 놓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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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클로이 김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중도에 넘어지면서 은메달이 확정된 클로이 김은 최가온에게 곧장 달려가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3위 오노 미쓰키(일본)에게도 다가가 격려했다. 클로이 김의 얼굴에는 미소가 단 순간도 떠나지 않았다.
그러자 미국 '타임'은 '올림픽서 늘 금메달 휩쓸던 클로이 김, 은메달에 왜 이렇게 행복해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로 클로이 김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타임은 "클로이 김의 올림픽 우승은 늘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번 주 초 예선에서 1위를 차지했을 때, 1월 초 겪은 왼쪽 어깨 탈구 부상의 영향을 털어낸 것처럼 보였다"면서 "승자는 2위를 받아들이지 않는 법 아닌가?"라며 클로이 김의 행복한 모습을 의아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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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내 "은메달을 기뻐하는 클로이 김의 반응은 완벽히 이해가 간다"면서 "사실 이 메달은 2018년 평창과 4년 전 베이징에서 가져온 금메달보다 그녀에게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클로이 김은 인터뷰에서 "물론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어깨 탈구 부상 때문에 여기 올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생각하면 감정이 북받칠 것 같다"면서 "여기 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그래서 이 메달은 큰 의미가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클로이 김은 1차 시기에서 선두로 치고 나갔으나, 최가온의 무서운 뒷심에 역전을 허용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그가 선두를 뺏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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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도에서 재역전을 노리다 넘어진 클로이 김은 "코치가 안전하게 갈지 승부수를 던질지 물었을 때 나는 도전을 택했다"면서 "그것이 내가 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눈 때문에 벽이 끈적거렸지만 변명하고 싶지 않다. 실패했지만 괜찮다"고 쿨하게 답했다.
클로이 김은 최가온에 대해 "내가 새로운 세대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사실이 정말 뜻깊다"면서 "내가 스노보드를 영원히 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내가 떠나더라도 이 종목은 이제 '안전한 손(최가온)'에 맡겨진 셈"이라고 웃었다.
클로이 김은 부상을 딛고 일어선 최가온의 투혼에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가온이는 오늘 엄청나게 세게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나 우승을 차지했다. 정말 멋지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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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온은 이날 만 17세 101일의 나이로 정상에 서며, 클로이 김이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세웠던 이 종목 최연소 금메달 기록(17세 10개월)을 경신했다.
자신의 기록과 왕좌를 모두 물려준 클로이 김이지만 "내 눈에 나는 승리자다. 끝까지 싸워 이겨냈기 때문"이라며 당당하게 설원을 떠났다. 전설이 퇴장하고 새로운 여제가 등극하는, 영화보다 더 완벽한 세대교체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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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클로이 김은 경기장의 눈 덮인 언덕을 남자친구인 마일스 개럿(31)과 손을 잡고 내려오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개럿은 프로미식축구 내셔널 풋볼 리그(NFL)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의 수비수로 잘 알려져 있다. /[email protected]
강필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