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미·일 ‘794조’ 대미투자 1호안건 협상 난항…日 “아직 큰 격차”

중앙일보

2026.02.13 02:3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미국과 일본 정부가 대미 투자와 관련해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으나 첫 투자 안건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7월 무역 협상 타결 당시 합의했던 일본의 5500억달러(약 794조75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가운데 1호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였다. 일본은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관세 완화를 얻는 대신 2029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종료까지 투자·융자·보증을 제공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관세협상 장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리에 숫자가 적힌 판이 놓여있다. 일본 대표로 협상에 참석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담당상이 트럼프 대통령 맞은편에 앉아있다. 백악관 부비서실장 엑스(X) 캡처

13일(현지시간)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12일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약 1시간 30분간 회담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아카자와는 “일본과 미국의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안건 조성을 위해 긴밀히 대응해 가기로 했다”면서도 “아직 큰 격차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은 우리 측에서 보자면 세금을 쓰는 부분이 있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사업 위험성과 수익 구조를 둘러싼 인식 차이를 시사했다.

합의 시점에 대해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미국 방문에서 성과가 많아지도록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협상하고 있다”며 다음 달 19일로 알려진 미·일 정상회담 이전까지 접점을 찾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관세 재인상 등을 언급하며 압박하는 상황과 관련한 질문에는 “제3국과 미국 간 협상에 대해 언급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이 일본의 투자 제안을 한미 협상의 본보기로 언급했다는 점을 전하며 “일본이 다른 나라를 선도하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21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 도착하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은 데이터센터용 가스 발전 시설,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 공장, 항만 정비 등을 첫 투자 후보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국이 세부 내용을 협의하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갖고 있다. 투자 프로젝트는 미 상무장관이 의장을 맡는 ‘투자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받는 구조다.

이런 구조에 대해 일본 내부에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NRI)의 기우치 다카히데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대미 투자를 “불평등한 계획”이라고 규정하며 “정부계 금융기관 자금으로 미국 기업 투자를 지원하는 계획을 국회 심의 없이 추진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해 12월 2일(현지시간) 대만 이란(Louang Te Industrial Parks Service Center)에서 예비군 훈련을 참관하며 대만산 ‘허머 2(Hummer 2)’ 드론 운용 상황을 점검한 뒤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같은 날 미국과 대만은 워싱턴DC에서 상호 관세 인하와 시장 개방, 투자 확대를 골자로 한 무역 협정에 서명했다고 미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했다. 미국은 대만산 제품에 대한 국가별 관세를 20%에서 15%로 인하하고, 대만은 관세 장벽의 99%를 철폐하거나 인하하기로 했다. 또 대만은 2029년까지 미국산 LNG·원유(444억달러), 민간 항공기 및 엔진(152억달러), 전력장비 등 주요 품목 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USTR은 밝혔다.






한지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