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은퇴한 오빠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최초의 올림피언이라는 꿈을 동생이 이뤘다. 스노보드 국가대표 우수빈(23·한국체대)이 오빠 우진(25)과 약속을 지켰다.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종목인 크로스(cross)는 말 그대로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고 벌이는 크로스컨트리(일정한 거리를 두고 벌이는 경주)다. 시드 배정전에서 순위를 가린 뒤, 12도 정도의 경사로 만들어진 1000m 가량의 코스를 4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순위를 가린다. 2006 토리노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나 한국 선수들은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경사진 뱅크 트랙, 점프대, 장애물이 있는 험난한 코스를 시속 60~80㎞의 속도로 내려오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다.
우수빈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스노보드 크로스 시드 배정전에서 29위를 차지했다. 1차 시기에서 1분19초90으로 29위에 오른 우수빈은 2차에서 시간을 단축하며 1분17초82를 기록하며 12명 중 9위를 기록했다.
최종 29번 시드를 받고 32강 4조 경기에 나선 우수빈은 레이스 중반 미끄러져 4명의 선수 중 마지막으로 뒤처졌다. 우수빈은 후미에서 선두권 주자들을 추격했으나 착지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졌다. 다시 일어나 끝까지 달렸지만 최종 결과는 DNF(Did not finidh)로 처리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우수빈의 레이스는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우수빈은 초등학교 때부터 두 살 터울 오빠 우진과 보드를 시작했다. 둘은 함께 크로스 종목 선수로 활동하며 서로 의지했다. 하지만 2024년 11월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우진은 은퇴를 결정했다. 오빠 몫까지 최선을 다한 우수빈은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레이스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