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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이 컬링 경기에?…54세 변호사 눈물 겨운 올림픽 데뷔

중앙일보

2026.02.13 08:26 2026.02.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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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컬링 종목에 나선 54세의 리치 루호넨. AP=연합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컬링 종목에 나선 54세의 리치 루호넨(미국)이 첫 도전 이후 38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미국 남자컬링 국가대표 루호넨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컬링 라운드로빈 스위스와 2차전에 교체로 들어갔다. 2-8로 뒤진 상황에서 투입됐고, 팀은 3-8로 졌다. 머리가 벗겨진 그는 모자를 쓰고 나섰다.

1971년생 루호넨은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최고령 미국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 당시 52세 나이로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한 조셉 새비지였다.

1981년 초5 떄부터 컬링을 시작한 그가 올림픽에 처음 도전한 건 컬링이 시범 종목이었던 1988년 캐나다 캘거리 대회였다. 하지만 2018년 평창 올림픽 미국 대표 선발전에 2위에 그치는 등 번번이 본선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팀 대니얼 캐스퍼가 길랑-바레 증후군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때 후보 선수로 합류했고, 올림픽 본선 무대까지 밟게 됐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컬링 종목에 나선 54세의 리치 루호넨(오른쪽 둘째). AP=연합뉴스
루호넨은 독일 dpa통신과 인터뷰에서 “제게 기회를 준 동료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그들과 함께 이 자리에서 몇 차례 스톤을 던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루호넨은 팀에서 일종의 명예 삼촌 역할을 맡고 있다. 아침 훈련을 위해 Z세대 선수들을 깨우고 경기장까지 태워주며 간식을 챙겨주는 게 그의 일상이다. 그는 “친구들과 1년 반 동안 함께 뛰면서 아주 가까워졌다. 자녀 또래지만 이제는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과거에는 담배를 피우는 게으른 선수들도 있었는데 요즘 선수들은 성실하다”고 말했다.

루호넨은 컬링 훈련과 함께 개인 상해 전문 변호사일을 병행하고 있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미네소타 올해의 변호사’로 6번이나 선정됐다. 그는 “일주일에 세 번은 새벽 5시에 일어나 48㎞를 운전해 훈련장에서 훈련한다”며 “이후 로펌으로 가서 일하고 오후 6시엔 다시 훈련하러 간다. 이동 중엔 줌으로 재판에 참석할 수 있도록 셔츠와 넥타이를 챙겨 다닌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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