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독일·일본과 함께 국산 자동차 점유율이 높은 나라로 꼽힌다. 현대차·기아 등 강력한 자국산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수입차 신차 등록이 30만대를 돌파하는 등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테슬라’의 역할이 가장 컸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대별 ‘수입차 사랑’ 방식은 조금씩 달랐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를 분석해 지난해 세대별로 가장 많이 구입한 자동차 브랜드를 살펴봤다. 20대부터 40대까진 모두 테슬라가 1위를 차지했다. 특히 30대에선 10명 중 4명꼴(38%)로 테슬라를 선택했다. 반면 50대로 넘어가면 테슬라는 벤츠와 BMW 등 독일산에 밀려 3위에 그쳤다. 60대에선 렉서스에도 밀려 4위에 그쳤는데, 6위 토요타와도 불과 11대 차이였다.
세부 모델별로 분류해보면 세대별 격차는 더욱 두드러졌다. 우선 20대부터 50대까지 모두 테슬라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가 가장 많이 팔렸다. 하지만 아래 순위부터는 엇갈렸다. 20대는 테슬라 중형 전기세단 ‘모델3’, 30대는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가 2위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테슬라가 인기였다. 하지만 40대와 50대에선 모두 벤츠 세단 ‘E200’이 2위를 차지했다.
60대로 넘어가면 판도가 크게 달라진다. 테슬라 모델Y는 4위에 그쳤다. 대신 1위는 일본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ES300h’가 차지했다. 한때 ‘강남 쏘나타’라 불릴 정도로 한국 시장에서 일본차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뒤이어 벤츠 ‘E300 4MATIC’, 벤츠 E200 순으로 이어졌다. 테슬라 모델3는 아예 10위권 밖이었다.
테슬라는 지난해 한국에서 5만9916대를 판매했다. 2024년 판매량(2만9750대)의 2배 이상이다. 전체 국내 수입차에서 테슬라가 차지하는 비중도 11.3%에서 19.5%로 급격히 높아졌다. 여전히 BMW와 벤츠가 전체 1·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 수입차 시장 규모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테슬라로 평가된다.
다만 세대별 격차가 큰 데엔 전기차 자체에 대한 수용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차 등록된 전체 수입차 중 전기차 비중은 34.6%였다. 30대(46.9%)와 20대(44.6%) 모두 40%를 넘겼지만, 40대에선 38%로 줄었다. 뒤이어 50대는 23%, 60대는 14.7%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고령일수록 기존에 타던 익숙하고 안정적인 차를 선호하는 성향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발생한 화재사고 등으로 여전히 전기차를 믿지 못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며 “전동화 단계로 넘어가더라도 순수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30~49세는 42%가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50~64세는 33%, 65세 이상은 27%만이 구매 의향이 있었다.
남녀 간에도 차이가 있었다. 지난해 남성 수입차 구매자는 ‘테슬라→ BMW→ 벤츠→ 렉서스→ 볼보→ 토요타’ 순으로 선호했다. 하지만 여성 구매자는 ‘벤츠→ BMW→ 테슬라→ 볼보→ 렉서스→ 미니’ 순으로 구매했다. 법인차량으로 선택받은 브랜드는 ‘BMW→ 벤츠→ 테슬라→ 포르쉐→ 볼보→ 렉서스’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