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 사는 A씨는 설 명절 연휴를 보내기 위해 강원도 속초의 애견 동반 펜션을 지난달 예약했다. 그가 예약한 객실은 방2개를 갖춘 펫룸. A씨는 본인이 키우는 개를 데리고 이곳에서 가족과 명절을 보낼 예정이다.
A씨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명절 풍속도 변하고 있다. 반려 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늘면서 명절 연휴에 반려 동물을 데리고 함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KB금융그룹이 지난해 6월 발간한 한국 반려 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인 인구는 1546만명에 달하며, 반려 가구는 591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6.7%를 차지한다.
가족 대우 받는 반려동물…1500만 펫팸족
반려동물과 입장이 가능한 강원도 홍천군 소노펫 비발디파크의 경우 명절 연휴 기간인 15~18일 객실이 모두 마감됐다. 강원도 속초시 롯데리조트 콘도 시설과 강릉시 신라모노그램 역시 객실 매진이 임박한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반려견과 6개월 이상 거주한 21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내 반려동물과 함께 국내 여행을 떠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4.1%에 달했다.
서울 자치구 반려동물은 명절마다 ‘호캉스’
서울에 사는 반려동물 중 일부는 명절마다 이른바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를 하기도 한다. 명절 기간 자치구가 제공하는 반려동물 숙소는 통상 전문 펫시터가 배식, 놀이, 산책, 배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야간에는 당직 인력이 폐쇄회로(CC)TV로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반려견의 상태를 확인한다. 갑자기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과 연계해 신속히 대응한다.
서울 노원구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설·추석 명절이면 반려견 돌봄쉼터를 제공한다. 올해도 노원구민이 양육하는 출생 후 6개월 이상 광견병 예방접종을 완료한 8㎏ 이하 소형견의 경우 16~18일 3일간 반려견 돌봄쉼터를 이용할 수 있다. 비용도 5000원으로 저렴하다.
쉼터에 머무는 동안 반려견들은 방석·매트를 구비한 개별 호텔형 공간에서 휴식하고, 성별·체급에 따라 분리된 놀이터에서 장난감을 활용한 놀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말 그대로 명절 후유증 없는 ‘호캉스’를 하는 셈이다.
강남구는 설 연휴 기간에 동물위탁 전문업체 6곳에서 제공하는 ‘반려견 돌봄 쉼터’를 운영하고, 서대문구도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서대문내품애센터에서 서대문구 구민이 양육하는 반려견을 위한 돌봄 쉼터를 운영한다. 유기견을 입양해 양육하고 있는 반려인에게 우선권을 부여한다.
관악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취약계층을 위해 ‘우리 동네 펫 위탁소’ 서비스를 선보인다. 관악구의 경우 위탁소에 반려견·반려묘를 맡기면 최대 10일간의 전문 위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금천구도 비슷하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1인 가구 등 사회적 약자의 경우 금천구가 시흥동·가산동에 각각 1개소씩 지정한 동물위탁관리업체에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다. 위탁 보호 지원 기간은 최대 10일이며, 장기 입원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최대 5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관악구 관계자는 “반려동물 걱정 없이 고향을 방문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펫 위탁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