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선거는 늘 예측 불가였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9차례(보궐선거 포함)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4차례나 당선됐다. 과거 친·인척을 강조하는 섬 지역 특유의 ‘궨당’ 문화가 영향력을 발휘해 인물 중심의 선거가 치러졌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이 탈당 후 무소속 후보로 재도전해 연임한 사례(우근민·김태환·원희룡)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지난 10년간 ‘제주 이주 열풍’이 유권자 구성을 바꿔 놓으면서, 최근엔 민주당 우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2008년 18대 총선 이후로 제주갑·제주을·서귀포 등 3개 지역구 국회의원을 민주당이 내리 독식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소속 오영훈 지사가 55.1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 대선(53.70%)과 지난해 대선(54.76%) 모두 제주도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6·3 제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은 3파전 양상을 보인다. 오 지사가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위성곤(3선·제주을) 의원과 문대림(초선·제주갑) 의원이 출사표를 내밀었다. 출마 의사를 내비쳤던 송재호 전 의원(초선·제주갑)은 지난 10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오 지사는 “후보 등록 전까지 도정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며 현장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청소년·어르신 버스요금 무료제와 손주 돌봄수당 등 이재명 정부의 기본사회 정책을 제주에 도입한 오 지사는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제주 한화우주센터 준공 등 제주 산업구조 다변화의 결실을 맺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반면에 위 의원과 문 의원은 오 지사에 대해 “도민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위성곤) “민주당 정체성을 상실한 지도자”(문대림)라며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3선의 위 의원은 19일 도지사 출마회견을 열어 제주의 AX 대전환과 제주 기본사회의 정책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민주당 정청래 지도부에서 당 대변인과 해양수산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 의원은 “제주를 북극항로의 문화관광 교류의 거점이자, 신남방 항로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민의힘에선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과 김승욱 국민의힘 제주을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30년간 공직을 지낸 뒤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지낸 문 전 실장은 “제주에 기반을 둔 기업을 지원해 제주 도민의 소득과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오 지사의 도정 정책이 제주도민의 실생활에 와 닿는 게 없다”며 “당장 어려워진 도민의 삶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JIBS, 제민일보, 뉴스1 제주본부, 미디어제주가 의뢰한 리얼미터 무선전화 자동응답조사(5~6일)에선 민주당 소속 문대림(24.6%), 오영훈(22.7%), 위성곤(15.7%), 송재호(8.2%) 등 민주당 인사들이 지지율 선두권을 형성했다. 그 다음으로 문성유(7.4%), 김승욱(6.8%) 등 국민의힘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기타·모름·없음은 13.6%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일각에선 최근 두 차례 제주지사를 지낸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의 ‘차출설’도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주민간담회’에 참석해 “제2공항은 제주의 가장 큰 숙원사업”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원 전 장관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