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맞아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는 ‘펫팸족(Pet+Family,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들)’ 사이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항공업계가 반려동물 위탁 운송 규정을 강화하면서, 중형견 이상을 키우는 반려인들의 선택권이 좁아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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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업계, ‘위탁 운송’ 중단… 사실상 소형견만 가능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올해 1월부터 국내선 반려동물 위탁 운송 서비스를 전면중단했다. 위탁 금지 규정을 기존 국제선에만 적용하다가 국내선까지 확대한 것이다. 에어부산 측은 “반려동물 동반 탑승객 증가로 적절한 통제와 관리, 안전성 강화 차원에서 보다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을 이용하는 승객은 기내 반입이 가능한 9㎏ 미만(케이지 포함)의 소형 반려동물만 동반 탑승할 수 있게 됐다.
에어부산만의 일이 아니다.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화물칸을 이용한 반려동물 위탁 운송이 가능한 곳은 진에어가 유일하다. 진에어 관계자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중대형기 일부를 운영해서 가능한 일”이라며 “소형기종은 밑에 화물칸이 작아서 반려동물 위탁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여전히 위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저렴한 운임을 찾아 LCC를 찾는 반려인들에게는 당혹스러운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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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안전사고… “수익보다 생명이 우선”
항공사들이 수익원이 될 수 있는 반려동물 위탁 운송 서비스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 문제다. 비행기 화물칸은 온도와 습도 조절이 기내만큼 정밀하지 않다. 특히 활주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여름철이나 기온이 급격히 변하는 환절기에는 화물칸 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보장하기 어렵다.
예컨대 지난해 7월, 제주에서 김포로 가는 기내 화물칸에 있던 6살 반려견이 목적지 도착 후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위험성을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안전한 운송 환경을 보장하기 어려운 기종을 보유한 LCC로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위탁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기내 반입이 가능한 반려동물 수는 비행기 한 대당 소수로 제한되어 있어, 미리 운송예약을 선점하길 권한다. 또 대부분의 LCC에선 위탁운송이 금지된 만큼 케이지를 포함한 무게가 규정(7~9㎏)을 초과하지 않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공항 카운터에서 무게 초과로 탑승이 거절될 경우 대체 수단을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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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 노리는 ‘펫코노미’ 마케팅은 가열
위탁 운송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기내반입이 가능한 소형견 시장을 겨냥한 ‘펫코노미(Pet+Economy)’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위탁운송 중단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막고,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고객층을 확실히 잡겠다는 전략이다.
티웨이항공은 2023년 국내 항공사 중 최초로 반려동물 기내 탑승 무게를 9㎏까지 확대했다. 현재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등도 기내 반입은 9㎏까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항공사는 여전히 7㎏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펫 에어텔’ 상품을 출시했다. 항공권과 반려동물 동반가능 호텔(메종글래드 제주 등) 숙박권을 하나로 묶어 예약 편의성을 높였다. 반려동물 동반고객이 2023년 5300건에서 2024년도 7800건, 2025년도 8200건으로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관련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해외에선 펫팸족 고객 유치에 보다 적극적이다. 미국엔 세계 최초의 반려동물 전용 항공사인 ‘바크에어’가 있다. 보호자가 반려견과 같은 공간에서 비행할 수 있고, 기내에 반려견을 위한 스파와 전용 샴페인 서비스도 제공된다. 싱가포르에서도 반려동물이 보호자 바로 옆좌석에서 함께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반려동물 전용 항공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