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동계올림픽 금메달의 기적을 도운 모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1200만 관중 시대를 연 한국프로야구의 명성에 먹칠을 한 롯데 자이언츠 4인방에 어떤 중징계가 내려질까.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지난 13일 저녁 “선수 면담 및 사실 관계 파악 결과 나승엽(24), 고승민(26), 김동혁(26), 김세민(23) 선수가 대만에서 불법으로 분류돼 있는 장소에 방문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발표했다.
13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롯데 소속 선수들이 PC 게임장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추정되는 CCTV 영상이 올라왔다. 한 선수가 여성 직원의 신체를 접촉하는 듯한 장면까지 공개됐는데 SNS 상에 “롯데 자이언츠 야구팀 손은 야구용이 아니다. 두부 훔치러 왔나”라는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두부를 훔친다는 말은 대만에서 성추행을 뜻하는 은어로 알려졌다.
롯데 구단은 즉각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불운하게도 의혹은 사실이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롯데 관계자는 “이유를 불문하고 KBO와 구단 내규에 어긋나는 행위를 저지른 해당 선수 4명을 즉각 귀국 조치시킬 예정이다. 또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즉각 신고하고, 결과에 따라 구단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인 롯데는 지난해 12연패 부진을 비롯해 8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 이번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절치부심을 외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구단은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롯데호텔 조리장을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 현장에 초청해 특식을 제공했고, 부산에 있는 프런트는 9년 만에 가을야구를 기원하고자 내달 22일 팬 3000명과 함께 하는 러닝 대회 출정식을 기획했다.
야구만 잘하면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지는 상황이었으나 선수들은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모두 저버렸다. 스프링캠프 휴식일을 맞아 여가생활을 즐기는 건 선수의 당연한 권리. 그런데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곳에서 여가를 즐기면 그것은 취미가 아닌 범죄가 된다. 대만은 도박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국가이며, 불법 도박시설 방문과 함께 여성 직원 성추행 스캔들까지 터졌다. 구단과 선수 모두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SEN=수원, 김성락 기자] 18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KT는 엄상백, 원정팀 롯데는 한현희를 선발로 내세웠다. 1회초 1사 롯데 고승민이 선취 솔로 홈런을 날린 뒤 홈에서 나승엽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06.18 / [email protected]
이들의 범죄 행위는 한국을 넘어 대만 언론에도 빠르게 확산 보도됐다. 대만 언론 ‘차이나타임즈’는 “롯데 선수단이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던 도중 일부 선수들이 전자오락실에서 여성 직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라며 “만일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성추행 문제뿐 아니라 불법 도박 여부까지 함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선수 개인은 물론 롯데 구단, KBO리그 전체 이미지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라고 바라봤다.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은 한국야구와 더불어 모기업 이미지에도 먹칠을 했다. 공교롭게도 사건이 터진 13일 오전 롯데그룹은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최가온을 물심양면 후원한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4년 최가온의 허리 수술 치료비 전액인 7000만 원을 지원한 미담까지 공개되며 롯데그룹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원정 불법도박 파문이 발생하며 불과 반나절 만에 그룹 위신이 떨어졌다.
[OSEN=잠실, 김성락 기자]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두산은 최준호를, 롯데는 윌커슨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경기장을 방문한 롯데 박준혁 단장, 신동빈 회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4.05.17 / [email protected]
KBO 규정에 따르면 선수가 도박(도박, 불법 인터넷 도박 등)에 관여할 경우 1개월 이상의 참가활동정지나 3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300만 원 이상의 제재금이 부과된다. 성추행 혐의까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영구,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실격 처분을 받는다. 리그 차원의 징계 여부와 수위는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며, 이번 사태의 경우 모기업 및 구단 차원의 중징계도 불가피해 보인다.
롯데 구단은 “구단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으며, 전수 조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하겠다. 선수단 전체에도 경고를 했다. 물의를 일으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