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판사 이한영’ PD가 작품 속 캐릭터가 특정 실존 인물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에 대해 “특정 인물을 흉내내거나 타겟 잡은 부분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는 MBC 금토드라마 ‘판사 이한영’을 연출한 이재진 PD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판사 이한영’은 거대 로펌의 노예로 살다가 10년 전으로 회귀한 적폐 판사 이한영(지성 분)이 새로운 선택으로 거악을 응징하는 정의 구현 회귀 드라마다.
이재진 PD는 회귀물이라는 흔한 소재에도 ‘판사 이한영’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를 묻자 “작년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올바름에 대한 고민, 생각이 많았던 시기 마음속에서 생각했던 것들이 빵빵 터지는 부분을 사람들이 통쾌하게 느끼고 받아들여서 이야기가 잘 먹힌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원작은 10여년 전에 만들어서 과한 해석을 하는건 경계하긴 하는데, 시기적으로 사람들이 볼때 많은 부분이 실제와 겹쳐서 보는 것 같아서 어떤 부분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웹툰으로도 만들어졌던 웹소설을 드라마화 하는 데 있어 신경 쓴 부분을 묻자 “웹툰을 보며 되게 부러웠던게 캐릭터들이 보여지는 그림만 가지고도 어떤 성격,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 악인인지 선인인지 보인다. 배우만 가지고는 이 사람이 어떤 캐릭터인지 설명할 수 없다 보니 캐릿터를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방법 찾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웹소설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이 빠르게 인식되고 이해될 수 있도록 작가님과 논의했다. 마지막에 후반 편집 할 때도 회상을 더 넣는다거나 자막을 넣거나 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방향성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외에 원작의 긴 얘기를 압축해야 하다 보니 살려야 하는 인물, 빼야 하는 인물을 정리해야 하는데 그건 작가님이 제일 고민했다. 가급적 작가님이 원하고 가고싶은 방향을 고려했다. 어떤 캐릭터를 살리고 어떤 방향으로 가고싶은지 정하는 건 작가님의 몫으로 했고 저는 살아남은 캐릭터들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어떻게 강조하고 눌러줄 것인가 그런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에 드라마를 본 원작자의 반응을 묻자 이재진 PD는 “원작자 분들과 친분이 없어서 원작자분들께 직접적으로 전달받은 이야기는 없다. 다만 조금 기분좋은 건 드라마 방영 후 원작 조회수가 올랐다더라. ‘원작자에게 누를 끼치지 않았구나’ 싶더라. ‘우리가 잘 된게 그분들도 즐겁겠지, 다행이다’, ‘언젠가 만나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박희순이 맡은 강신진 캐릭터 역시 드라마에서의 변화가 돋보였다. 이재진 PD는 “강신진이 원작에서 악당이고 회귀 전 원수인 단면적 캐릭터인데, 결국 이한영의 대척점에 있으면서 대결 상대가 돼야 하니 악인이지만 매력을 뽑아 놔야 한다고 생각했다. 멋있는 중년 배우인 박희순 선배를 캐스팅한 것도 어떻게 하면 멋있을까 생각했던 게 출발점이었다. 원작보다 서사를 만들어서 이 인물이 단순 악인이 아니라 신념을 지닌 악인이고,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옳다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에게 관대해 질때 있고 타인에게는 엄격해질때가 있는데 그런 인물로 설정했다. 신념이 있어야 멋이 살아있다 생각해서 이사람이 어떤 고생을 하고 올라왔는지 만들어 주고 싶어서 과거의 서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가님과 얘기하며 솔직히 처음에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게 왜 강신진이 속을 수 밖에 없었느냐다. 그 입장에서 이한영이 자기 자식, 후계자처럼 느끼지 않았을까. 자기랑 닮게 보고 맞닿은 인물이라 봐야 주도면밀하고 권력욕 있는 사람이 곁을 내줄것 같더라. (이한영과) 닮은듯 다르고 다른듯 닮은 부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걸 통해 악역이지만 인간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어떻게 보면 나도 잘 되면 내가 맞는것 같고 내가 잘해서 그런것 같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 수 있지 않나.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대표적으로 보일수 있게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손병호가 맡은 전 대통령 박광토 역할 등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실제 인물이 떠오른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바. 이를 의도 한 부분인지 묻자 이재진 PD는 “누군가 떠오른다고 하는건 일단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희 작품에서 제일 경계하는게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다들 떠오르는 사람이 다르더라. 가끔 댓글이 궁금해서 볼 때가 있다. 그러면 ‘이건 누구 얘기 아니냐?’ 하는데 아주 (한 쪽으로) 모이진 않더라. 그래서 ‘여러 진영에서 서로서로 동상이몽들을 하시는구나’ 감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도 “다만 우리가 윗분들에 대해 아쉽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고, 좀 더 잘했으면 하는 불만이 있지 않나. 그런걸 서로 투영해서 보는것 같다. 근데 저희가 그걸 특정 인물을 흉내내고 타겟 잡고 한 부분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이 누구나 ‘이게 상식에 맞는 정의 아닐까?’ 하는 부분들이 틀어진다. 그런 ‘이건 말이 안 되지’ 하고 속상하게 여긴 사건이나 판결들이 우리 드라마에서 고치려고 하는 모습들이다. ‘이건 정의롭게 됐으면 좋겠다’ 하는 방향에서 접근한거니 정치적으로 봐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를 (모티브로) 딱 잡은건 아니다. 배우 분들은 저도 모르게 모델을 잡고 연기 하신 분이 있을 수 있지만 저희와 얘기한건 없다. 각자 연기하며 생각한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 그런건 아닌 것 같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