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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0.98점 차 4위…얼음 위에 주저 앉은 차준환 "쉬고 싶어요"

중앙일보

2026.02.13 15:47 2026.02.1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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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한국시간)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차준환. 김종호 기자
'피겨 왕자' 차준환(25)의 세 번째 올림픽이 끝났다. 4위라는 성적표보다 시련을 이겨낸 과정이 뿌듯했던 차준환은 미소를 지었다.

차준환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5.16점, 예술점수(PCS) 87.04점, 감점 1점, 총점 181.20점을 받았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92.72점을 받은 차준환은 총점 273.92점으로 미카일 샤이도로프(카자흐스탄·291.58점), 가기야마 유마(280.06점), 사토 슌(274.90점·이상 일본)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마지막 4조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연이어 실수를 했다. 차준환도 한 차례 점프 착지가 흔들려 넘어졌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는 깔끔한 연기를 펼쳤고 쇼트프로그램(6위)보다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경기를 마친 차준환은 "다 쏟아붓고 나와 방전됐다. 일단 숨을 돌리며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웃었다. 그는 "세 번째 올림픽이 끝나는 시간을 기다리기도 했고, 그 느낌이 어떨까 궁금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한 가지 했지만 모든 걸 쏟아붓고 나왔다. 그래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14일(한국시간)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점프 연기를 펼치는 차준환. 김종호 기자

차준환은 2018 평창 올림픽에서 15위,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5위에 올랐다. 모두 한국 남자 싱글 최고 순위였다. 그리고 이번엔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차준환은 "오늘 경기에 앞서 마지막 연습을 하면서 '이번 프리스케이팅이 이번 올림픽의 마지막 순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자신에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었다"고 했다.

물론 메달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차준환과 3위 사토의 점수 차는 불과 0.98점 차였다. 판정 논란이 있었던 쇼트프로그램 채점 결과가 약간 달라졌거나, 점프 실수 한 번만 줄였어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차준환은 "지난 대회 5위였고, 이번 대회 4위를 했는데, 순위만 보면 당연히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정말 미련과 후회 없이 다 쏟아붓고 나왔다. 지난 과정에 대한 성취감을 얻었다. 물론 메달을 따지 못한 건 아쉽다. 하지만 선수로서의 인생이 아닌 사람으로서 인생을 더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대 중반, 아직은 현역을 이어갈 수 있는 나이다. 하지만 4년 뒤 2030년 프랑스 알프스 올림픽은 아득하다. 차준환은 다음 대회에 대한 질문을 받자 "와, 4년 뒤요?"라고 웃으며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단정 짓고 나오지는 않았다. 지난 4년이 생각이 많이 난다. 좋았던 순간만큼이나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 포기하고 싶기도 했지만, 자신에게 목표를 하나씩 주고 어떻게든 이어가며 여기까지 왔다. 나에게 숨을 좀 쉴 시간을 주고 싶다"고 했다.

연기를 끝낸 차준환은 링크에 누워있다 주저앉았다. 그는 "진짜 다 쏟아냈다. 체력적으로도 너무 방전됐고, 점프에서 한 번 넘어진 이후 페이스도 살짝 흔들렸다. 실수가 난 순간부터 '실수도 연기의 일부분이다'라고 생각했다. 이겨내는 게 저의 몫이었고, 집중해서 잘 이뤄내서 방전돼 눕고 말았다"고 했다.
14일(한국시간)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마친 뒤 얼음 위에 앉아버린 차준환. 김종호 기자

자신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묻자 차준환은 "휴식"이라고 했다. 그는 "부츠 때문에 부상이 워낙 많았고, 스케이트를 신는 시간 자체가 아픈 시간이었다. 부츠를 어떻게 하지 못하니 나의 발에 통증을 억제하면서 스케이트를 탔다. 일단 휴식, 휴식이다. 고생했다. 쉬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차준환도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실패했지만 이날 경기에 나선 선수는 대부분 실수를 연발했다. 쇼트 1위 일리야 말리닌도, 2위 가기야마도 제대로 된 점프를 하지 못했다. 차준환은 "빙질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경기 시간이 긴 프리스케이팅을 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날이 덜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주행을 하는데 속도가 평소보다 덜 나는 느낌이 있었다. 경기장이 덥고, 관중들의 열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김효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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