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최근 고고학 발굴·과학 연구로 '경국지색' 통념 뒤집혀"
"포사는 만들어진 희생양", "동화같은 이야기"…연구진, 역사서 반박
미인은 죄가 없다…3천년 전 주나라 멸망은 기후변화·내분 탓
NYT "최근 고고학 발굴·과학 연구로 '경국지색' 통념 뒤집혀"
"포사는 만들어진 희생양", "동화같은 이야기"…연구진, 역사서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3천년 전 고대 중국의 황금기로 꼽히는 서주(西周) 왕조가 멸망한 결정적 원인은 알려진 바와 같이 경국지색의 미녀 포사 때문이 아니라 급격한 기후변화와 내부 분열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최근 중국 산시성 시안 서쪽에서 진행된 고고학 발굴과 과학적 연구들이 서주의 멸망을 둘러싼 오랜 통념을 뒤집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마천의 사기 등 전통적인 역사서에 따르면 서주는 기원전 771년 유왕이 총애하는 후궁 포사를 웃게 하려고 거짓으로 봉화를 올리는 등 국정을 소홀히 하다 멸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유왕이 포사를 웃게 만들기 위해 긴급 상황에서 올리던 봉화를 장난처럼 피웠고, 실제 이민족이 침입해오자 봉화가 올랐는데도 그동안 허탕 친 제후들이 방어에 나서지 않아 나라를 잃었다는 것이다.
이는 여색이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전형적인 경국지색의 사례로 인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발굴된 전차 자국과 도시 관문 흔적, 그리고 각종 과학 데이터는 서주 왕조의 멸망 원인이 기존 통설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NYT는 전했다.
베이징의 과학자들이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서주가 멸망하기 직전인 2천800년 전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과 한파가 닥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지난 2천년간 중국 왕조 68개 중 62개가 대규모 화산 폭발 직후 붕괴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화산 분출물이 햇빛을 차단해 농작물에 냉해를 입히는 등 기후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연재해와 더불어 서주의 경직된 정치 시스템이 붕괴의 진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충젠룽 산시성 고고연구원장은 "포사는 왕조의 몰락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희생양일 뿐"이라며 "실제로는 기후 재난과 내부의 정치적 모순, 서북방 이민족과의 갈등을 견디지 못한 시스템의 붕괴였다"고 설명했다.
에드워드 쇼네시 시카고대 교수 역시 포사가 나라를 망하게 했다는 이야기는 "동화 같은 이야기"라며 당시 궁정 내부의 파벌 싸움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진은 포사를 위해 봉화를 올렸다는 유명한 일화조차 후대에 포사를 악마화하고 왕조의 진짜 문제점을 덮기 위해 조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충 원장은 "가부장적인 사회에서는 일이 잘못되면 책임을 전가할 대상, 주로 여성을 찾기 마련"이라며 "사회의 진정한 붕괴는 결국 시스템과 그 구조적 결함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승욱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