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여자 금메달리스트 최가온(18·세화여고)의 10대 소녀다운 답변이다. 두려움 없이 하늘을 날며 한국 설상 역사를 새로 쓴 최가온. 이제 최고 스타의 반열에서 자신의 금메달 여정을 되돌아봤다.
최가온은 14일(현지시간) 밀라노 시내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 우승 소감을 밝혔다. 10대 소녀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듯이 많은 취재진이 몰린 현장. 최가온은 어릴 적 성장 과정부터 이번 대회 정상을 밟은 소감을 모두 밝혔다.
최가온은 지난 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여자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금메달을 차지했다. 1차 시기에서 낙하 도중 넘어져 걱정을 샀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고난이도 기술을 줄줄이 성공시켜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을 모두 제쳤다. 이 종목 3연패를 노린 클로이 김(26·미국)이 88.00점으로 은메달, 오노 미츠키(22·일본)가 85.00점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 일문일답.
-주변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을 텐데.
“가족들한테 메시지가 많이 왔다. 주변 친구들과 그 부모님께서도 축하 메시지가 왔다.”
-밀라노에서의 일정과 한국으로 돌아가서의 스케줄은.
“밀라노도 좋기는 하지만, 빨리 한국으로 가고 싶다. 내일 출국이다. 할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고 싶다. 한국 가서는 쉬면서 어떤 것을 할지 고민하겠다. 메달을 딴 지 이틀 정도 지났는데 아직도 꿈같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잘 즐기고 있다.”
-클로이 김이 축하해주던데.
“우승한 나를 꽉 안아줬다. 행복했다. 클로이 김 언니를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어서. 뭉클했다. 좋은 멘토가 축하해줘서 눈물이 다시 터져 나왔다.”
-1차 시기 때 넘어지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빨리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들것에 실려 가면 병원으로 가야할 것 같아서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뒷 순번 선수가 내려와야 해서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렵게 발가락부터 움직이기 시작해서 내려왔다.”
-2차 시기에서 DNS 문구가 떴는데.
“DNS를 하지 않겠다고 완강하게 말했다. 코치님은 ‘안 된다. 걸을 수도 없으니 DNS’를 하자고 하셨다. 그런데 걸으면서 다리가 조금 나아져서 DNS를 철회했다.”
-3차 시기를 앞두고의 마음은.
“오히려 긴장하지 않았다. 기술 생각만 했다. 그냥 끝까지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경기를 마치고 나서는 이렇게 아프고 눈이 오는 와중에도 ‘내가 성공했구나’라는 감정이 찾아와 울컥했다.”
-평소 공중에서 하는 생각은.
“공중에선 다른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술 생각만 했다. 어떻게 착지하고 다음 기술을 어떻게 구사할지만 생각한다.”
-원래 두려움이 없나.
“어릴 때부터 겁이 없었다. 승부욕이 겁을 이긴다. 언니와 오빠와 자라면서 승부욕이 더 세졌다.”
-현재 몸 상태는.
“지금은 괜찮다. 손목이 훈련 도중 다쳤는데 아직 치료 중이다. 한국 가서 체크하겠다.”
-스노보드 외의 취미는.
“스케이트보드를 가끔 즐겼다.”
-어린 친구들이 최가온을 보면서 스노보드를 시작할 텐데. 꿈나무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은 즐기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즐기면서 타라고 했는데 본인은 어땠는지.
“즐거운 마음이 컸는데 크면서 부담감이 생겼다. 그래도 최대한 즐기려고 했다.”
-우상을 뛰어넘은 기분은.
“경기를 시작하면서부터 클로이 김 언니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존경하는 선수다. 그런 선배를 뛰어넘어서 기쁘기도 하지만,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그냥 마음이 그랬다.”
-아버지와의 스토리가 화제가 됐다. 아버지에게 감사를 전한다면.
“어릴 적 아빠가 일을 그만두고 같은 길을 걸어왔다. 많이 싸우고, 운동을 그만둘 뻔한 적도 많았다. 그래도 아빠가 포기하지 않으셔서 여기까지 왔다.”
-이번 대회에서 스노보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설상 종목을 향한 관심이 크지는 않다. 그래도 선수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다. 하프파이프 코스가 유일하다. 그 하나도 완벽하지 않다. 그 점은 아쉽다. 일본은 여름에도 훈련할 수 있는 에어매트 시설이 있다. 한국에도 그런 환경이 생겼으면 한다.”
-앞으로의 꿈은.
“빨리 꿈을 이룬 편이다. 앞으로는 목표를 멀리 잡지 않고 당장 내일을 보겠다. 지금의 나보다 스노보드를 잘 타는 선수가 되고 싶다.”
-보완하고 싶은 점은.
“결선에선 최고의 런은 아니었다. 더 완벽하게 기술을 준비하겠다. 경기를 많이 뛰면서 긴장감도 없애고 싶다.”
-포상금과 오메가 시계를 받게 된다.
“내게 과분한 상금과 시계다. 사실 시계는 받는 줄 몰랐다. 잘 차고 다니겠다.”
-이번 대회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처음 기사가 나기 시작했을 때는 부담도 되고 부끄러웠다. 그러나 ‘나를 향해 이렇게 관심을 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긍정적으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