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유럽, '자력 안보' 책임 연일 강조…방법론엔 이견

연합뉴스

2026.02.14 07: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뮌헨안보회의서 정상마다 '자체 방어' 필요성 역설 핵 억지력 확대안엔 일부 반대…"안전 보장 아닌 도박"
유럽, '자력 안보' 책임 연일 강조…방법론엔 이견
뮌헨안보회의서 정상마다 '자체 방어' 필요성 역설
핵 억지력 확대안엔 일부 반대…"안전 보장 아닌 도박"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유럽 정상들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잠재적 위협과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 변화에 맞서 '자력 안보'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핵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상당해 전략적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그간 유럽의 안보는 우리의 최우선적인 책임으로 여겨지지는 않았다"며 앞으로는 "유럽이 안보에 책임을 다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금기도 성역은 아니다"라며 "유럽의 상호방위 조항을 되살릴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U 조약 42조 7항의 상호방위 조항은 회원국의 영토가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다른 회원국들이 군사적 방법을 포함,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 방위 조항과 사실상 같은 기능으로, 실제 적용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도 그간 미국이 유럽 안보에 엄청난 기여를 해왔으나 "상황이 변하고 있다"며 "유럽은 자체 방어에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유럽 국가들이 자국 방어에 더 큰 책임을 지게 되면서 나토 내부에서 사고방식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핵심은 "푸틴이 다시는 침공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에도 유럽 나머지 지역이나 남부 코카서스 지역에 대한 위협은 줄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와 푸틴의 본질적 DNA는 제국주의와 팽창이기 때문"이라며 대비책을 주문했다.

이란 분위기 속에 유럽에선 자체 핵 억지력 강화 방안이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
EU 내 유일한 핵보유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유럽 안보 구조를 재편, 재조직해야 한다. 이런 접근으로 핵 억지력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며 프랑스가 다시 유럽 안보를 위해 핵 공유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마크롱 대통령과 유럽 핵 억지력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법적 의무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나토 회원국으로서 유럽 동맹국에 핵우산을 제공해 온 영국도 핵 억지력 확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스타머 총리는 14일 연설에서 "영국은 나토 회원국을 보호하기 위해 수십년간 핵 억지력을 투입해 왔다. 어떤 적대국도 위기 시 우리의 통합된 힘에 맞서야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유럽 본토 주요국과 핵 억지력을 협력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핵 억지력 강화에 반대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이날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인들이 우리의 자유를 보호하고 국제사회에 안전 보장을 제공하기 위해 방어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핵무장엔 반대한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내가 처음은 아니다"라며 "70년 전 우리 부모와 조부모 세대는 핵 억지력이 국가 간 갈등을 피하는 데 너무나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수반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이유는 천문학적 공공 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이며 위험한 이유는 여러 차례 기술적, 인적 오류로 서방과 구소련 간 전면적 핵전쟁이 발발하기 직전까지 갔기 때문"이라며 이런 체계는 "보장이 아닌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핵보유국들은 과거의 교훈을 잊고 다시 한번 핵무기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스페인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등 일부 EU 국가도 그동안 핵무기에 꾸준히 반대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진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