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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올림픽' 눈물 보인 김준호 "후배들이 메달 따주길"

중앙일보

2026.02.14 11:16 2026.02.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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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12위에 오른 김준호. 뉴스1
한국 빙속 단거리 간판 김준호(31·강원도청)가 올림픽 무대와의 작별을 고했다. 네 번째 올림픽 레이스를 마친 그는 "다음 대회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준호는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500m에서 34초 78의 기록으로 전체 29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2위를 차지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김준호는 21위를 기록했고, 2018 평창 대회에서는 12위를 기록했다.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선 내심 메달을 노렸으나 6위를 기록했다. 경기를 마친 김준호는 다음 올림픽은 솔직히... 제가 아니라 후배들이 잘 해서 저보다 더 뛰어나게 잘 해서 메달을 꼭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강점은 폭발적인 스타트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2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금메달을 따낼 때는 100m 구간을 9초39로 통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9초56을 기록하며 함께 레이스에 나선 가오팅위(중국)보다도 늦게 통과했다. 앞선 조에서 여러 차례 부정 출발이 나오는 등 이날 스타터의 출발 신호에 타이밍을 잘 못 맞추는 모습도 있었는데, 김준호도 출발 이후 삐끗했다. 그러나 그는 "누구나 똑같은 환경이고, 잘 준비를 했다"고 받아들였다.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레이스를 마친 김준호. 연합뉴스
김준호는 마지막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불꽃을 태웠다. 그럼에도 최고의 무대에서 승리하는 건 쉽지 않았다. 김준호는 "레이스는 아쉽지 않다. 행복했다. 후회 없이 레이스를 펼친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 결과는 응원해주신 것에 미치지 못해 죄송스럽다. 하지만 저는 열심히 준비했고, 그 결과를 받아 들고 나서 행복했다"고 했다.

김준호는 "지난 1년 동안 수많은 고통과 힘듦을 버텨왔다. 이제 다시 올림픽에 나선다는 게 조금은 겁이 난다. 지금의 '김준호'가 최정상이다. 바라보는 고지가 낮았을 뿐 이제 더 올라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덤덤하게 밝은 표정을 지으려 노력했던 김준호지만 눈물이 난 순간도 있었다.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였다. 그는 "부모님께서 지난 24년 동안 열심히 뒷바라지 해주셨는데, 그 노력에 대한 결과를 못 이룬 것 같아서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12위에 오른 김준호. 뉴스1

24년의 선수 생활을 버텨온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너무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부상도 있었고, 슬럼프에도 빠졌고, 슬픔도 기쁨도 있었다. 그 무게를 잘 견뎌온 나 자신이 고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시즌 김준호는 여러 이정표를 세웠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25~26시즌을 꼽으며 "500m 한국 기록(33초 78)도 세웠고,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또 뛰는 나 자신의 모습이 정말 영광스러웠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 너무 좋은데, 어떻게 보면 '올림피언' 자체도 멋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경기가 끝났지만 김준호는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후배들에 대한 응원을 잊지 않았다. "늦은 시간까지 봐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남녀 매스스타트에선 메달의 가능성이 있다. 끝까지 스피드스케이팅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효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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