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최대 12시간 근로" 아르헨티나 노동법 개정안 반발 야기
야권·노동계 "근로권 후퇴" 성토…하원 심의 과정서 진통 예상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행정부 주도로 추진된 노동법 개정안이 '개악' 논란에 휩싸였다. 상원 문턱을 통과한 이 법안을 둘러싸고 하원 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암비토·파히나12 등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아르헨티나 연방 상원은 지난 12일 새벽 고용 조건을 유연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노동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법안 골자는 ▲ 근로 시간의 탄력적 운용 확대 ▲ 유급병가 축소 ▲ 해고 비용 구조변경 ▲ 단체협약 체계의 기업 단위 전환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키는 부분은 근로 시간과 관련한 조항과 병가 사용 시 보상 축소와 관련한 조항이다.
근로 시간의 경우 기존 1일 8시간·주 48시간 원칙을 유지하되 '시간 은행제'를 도입해 특정 기간에 근로 시간을 집중적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시간 외 수당 없이 하루 최대 12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근무 시간을 줄이려 하는 세계적 추세와 정반대로 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역내에서만 봐도 멕시코에서는 주 48시간 근로제를 40시간으로 단축하는 개헌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초과근무 규제 강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칠레는 이미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4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을 시행 중이다. 콜롬비아 역시 법정 노동시간을 점진적으로 단축하는 법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유급 병가 사용에 대해서는 병가 사유와 업무 간 연관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기본급 지급 비율을 줄인다는 내용이 담겨 근로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개정안에 대해 '현대화' 또는 '개혁'이라고 표현하면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투자 확대도, 고용 증가도 요원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권은 "현재의 노동법은 기업 신규 채용을 막는 구조를 키웠다"라는 입장이다.
반면, 주요 노총과 야당은 이번 개혁을 "노동권의 구조적 퇴보"로 규정했다.
야당은 ▲ 장시간 노동 가능성 확대 ▲ 해고 비용 감소에 따른 고용 불안정성 심화 ▲ 노조 교섭력 약화 등을 문제로 삼고 있다.
특히 야권은 개정안 일부 조항이 위헌 여부를 둘러싼 사법적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예컨대 아르헨티나 헌법 제14조 추가조항(bis)은 '부당 해고로부터의 보호'를 명시하고 있는데, 법조계 일각에서는 개정안 내 해고 보상액을 대폭 낮추는 등의 움직임이 헌법상 보호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인다고 한다.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되더라도, 파업권 제한, 실노동 시간 증가, 평등권 침해 등 논란 속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위헌법률심판 제기 등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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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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