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이정 기자]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해 주요 5개 부문을 석권했던 1990년대 명작 스릴러 영화 ‘양들의 침묵’ 제작진이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 대한 표현과 관련해 유감을 표했다.
데일리메일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1991년 2월 14일 개봉한 이 영화는 3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장면과 캐릭터 설정이 현대적 감수성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배우와 제작진이 입장을 밝혔다.
영화에서 연쇄살인범 ‘버팔로 빌’을 연기한 배우 테드 레빈은 최근 인터뷰에서 “영화의 몇몇 요소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잘 버티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나는 트랜스젠더 이슈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그 대사들 중 일부는 불행한 표현이었다”고 인정했다.
버팔로 빌은 여성의 옷을 입고 피해자의 피부로 ‘여성 슈트’를 만들려는 인물로 묘사된다. 영화 속에서 한니발 렉터는 그를 두고 “진짜 트랜스젠더는 아니다”라고 설명하는 대사가 등장하지만, 그 설정 자체가 트랜스·성소수자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프로듀서 에드워드 색슨 역시 “우리는 원작에 충실했을 뿐 악의는 없었다”면서도 “고정관념이 얼마나 해로울 수 있는지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놓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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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99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각색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조디 포스터와 안소니 홉킨스는 각각 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이번 사과에 대해 일부 팬들은 “시대적 맥락을 무시한 과도한 비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SNS에서는 “버팔로 빌은 트랜스가 아니라 병리적 인물로 묘사됐다”는 주장과 “걸작을 문제작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레빈은 “나는 그 인물을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로 연기하지 않았다. 그는 망가진 이성애 남성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다면 그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35년이 지난 지금, 시대의 변화 속에서 고전 작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논쟁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