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중국과 영국이 같은 장면을 두고 정반대의 반응을 쏟아냈다.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발생한 충돌 하나가 양국 팬들의 감정을 동시에 자극했다.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네덜란드의 옌스 판트바우트가 2분12초219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의 황대헌은 2분12초304로 은메달을, 라트비아의 로베르츠 크루즈베르크스는 2분12초376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은 출발부터 혼전 양상이었다. 9명이 동시에 레이스를 펼치는 다자 구도 속에서 황대헌과 신동민은 초반 무리하지 않고 후미에서 흐름을 지켜봤다. 반면 윌리엄 단지누, 쑨룽, 리우 샤오앙 등은 초반부터 선두권을 형성하며 속도를 끌어올렸다.
레이스의 흐름이 급변한 것은 중반 이후였다. 먼저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가 넘어지며 대열이 흔들렸고, 이어 4~5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중국의 쑨룽, 리우 샤오앙과 영국의 나이얼 트레이시가 겹치며 빙판 위에 쓰러졌다. 이 장면이 사실상 결승의 분수령이었다.
혼전 속에서 기회를 잡은 쪽은 황대헌이었다. 후미에서 레이스를 조율하던 그는 빈 공간을 파고들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고 나갔다. 마지막까지 판트바우트를 추격했지만 선두를 넘지는 못했고, 은메달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반면 중국은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탈락하며 노메달에 그쳤다. 이 장면을 두고 중국 팬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중국 SNS에는 "중국 팀은 진짜 재수가 없다. 영국이 한 번 반칙하면서 중국 선수 두 명이 동시에 다 넘어졌다", "영국 선수 진짜 욕 나온다. 중국 선수 두 명을 동시에 방해했는데 옐로카드도 안 준다고? 한 명은 다치기까지 했는데", "빌어먹을 영국 놈들"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중국 팬들은 트레이시가 넘어지며 쑨룽과 리우 샤오앙을 덮쳤다고 받아들였다. 실제로 트레이시는 3위를 달리던 상황에서 4위였던 리우 샤오앙과 접촉했고, 뒤를 따르던 쑨룽까지 연쇄적으로 넘어졌다. 심판진은 이 장면을 두고 트레이시에게 페널티를 부과했고, 그의 최종 순위는 취소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영국 팬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영국 팬들은 "중국 선수가 아니라 그가 페널티를 받은 건 말도 안 된다", "9위에 그칠 선수가 아니었다. 중국 선수가 뒤에서 그를 넘어뜨렸다", "그는 메달을 도둑맞았다. 애초에 결승에 9명을 출전시킨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트레이시에게 주어진 페널티인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트레이시는 올림픽 메달을 완전히 빼앗겼다"라며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같은 충돌, 다른 시선이었다. 중국은 피해를 주장했고, 영국은 부당한 희생을 호소했다. 그 사이에서 황대헌은 혼전을 기회로 바꾸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의 결과보다, 충돌 이후의 반응이 더 큰 논쟁을 낳은 레이스였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