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누가 KT 위즈의 베테랑 수집을 비난했나. 실력은 물론, 리더십까지 갖춘 백전노장들이 귀감이 되는 조언과 훈련 태도로 프로야구 역대급 신구조화를 향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KT 이강철호는 젊고 미래가 창창한 자원들이 즐비한 마운드와 달리 야수진은 더딘 세대교체로 인해 베테랑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KT는 경험이 풍부한 즉시전력감 영입을 통해 전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밖에 없었고, 2023시즌에 앞서 김상수를 4년 29억 원, 2025시즌을 앞두고 허경민을 4년 40억 원 조건에 차례로 영입했다.
KT의 베테랑 수집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황재균의 예상치 못한 은퇴로 평균연령 하락이 예상됐지만, KT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베테랑 영입에 착수했고, 그 결과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에 빛나는 김현수를 3년 50억 원에 품었다. 계약금 30억 원, 연봉 총액 20억 원 등 50억 원 전액 보장 조건이다.
KT는 기존 마법사 헤리티지를 보유하고 있는 내부 베테랑 자원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24시즌을 앞두고 토종 에이스 고영표에게 창단 최초 비FA 다년계약(5년 107억 원)을 선물한 가운데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투수왕국 구축의 일등공신으로 불리는 주전 포수 장성우 2년 최대 16억 원에 잔류시켰다. KT가 30대 중반을 넘긴 선수들에게 투자한 금액은 무려 242억 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KT의 베테랑 수집을 세대교체와 거리가 먼 행보라고 지적한다. 미래가 아닌 당장 2026시즌만을 바라보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러나 KBO리그 리빌딩 모범사례를 살펴보면 포지션 별로 확실한 베테랑이 존재해야 뉴 페이스가 성장할 수 있다.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면서 후배들이 그걸 보고 배우는 신구조화가 반드시 필요한데 KT의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KT 베테랑들은 단순히 나이가 많은 게 아닌 그 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남다른 리더십을 뽐내고 있다. 늘 그랬듯 장성우, 고영표가 기존 KT 문화를 전파 중인 가운데 김현수라는 KBO리그 정상급 베테랑이 가세해 새로운 승리 DNA를 주입하고 있다. 김현수는 펑고 훈련 때마다 마치 신인처럼 샤우팅을 내지르고, 늦은 밤 야간훈련을 자청한다. 후배들을 향해 “밖에서는 안 다가와도 좋으니 야구장에서만큼은 친한 척을 해 달라”라는 당부의 메시지도 남겼다.
KT 위즈 제공
KT 위즈 제공
지난해 신인왕을 거머쥔 안현민은 “우리 팀에 그 정도로 좋은 커리어를 가진 선배님은 없었던 거 같다. 그리고 계속 그런 커리어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걸 배운다. 훈련 때 활발하게 파이팅을 외치시는데 나 같은 어린 선수들이 그걸 따라 자연스럽게 파이팅을 외치게 된다. 선배님이 오셔서 좋은 영향을 많이 주고 계신다”라고 김현수 효과의 실체를 설명했다.
내야진에서는 허경민, 김상수가 새롭게 자라나는 신예들에게 프로선수로서의 자세, 내야 수비 노하우 등을 아낌없이 전파 중이다. 그 결과 군에서 돌아온 류현인을 비롯해 이강민, 김건휘, 임상우, 안인산 등 어린 내야수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허경민, 김상수라는 좋은 선배들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배우는 게 많을 것이다. 또 베테랑들이 알아서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KT 위즈 제공
베테랑들이 어린 선수들의 멘토 역할만 수행하는 건 아니다. 베테랑들도 2026시즌 경기를 뛰어야하는 현역 선수이기에 착실히 시즌을 준비 중이며, 밑에서 빠르게 올라오는 신예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구조화가 자연스럽게 전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KT 캠프다. 1루수의 경우 김현수를 비롯해 외국인선수 샘 힐리어드, 안인산, 문상철 등이 치열한 서바이벌을 펼치고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2017년부터 KT 생활을 하고 있는 투수 배제성은 “우리 팀은 사실 2023년까지 기존 자리를 잡은 선수들이 대부분 역할을 맡았다. 새로운 얼굴이 나온 건 박영현 정도밖에 없었는데 이번 캠프에 유난히 새 얼굴이 많아지다 보니 다들 보이지 않게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게 느껴진다”라며 “결국 자극이 돼야 각자 성장하면서 강팀이 된다. 자리만 지킨다고 상대를 이기는 건 절대 아니다. KT에 플러스 요인이 정말 많아졌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