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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미쳤어?" 에이전트가 극구 만류했는데…왜 투수들의 무덤행 자처했나, 콜로라도도 당황했다

OSEN

2026.02.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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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마이클 로렌젠. /콜로라도 로키스 SNS

콜로라도 마이클 로렌젠. /콜로라도 로키스 SNS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 6년간 달 위에서 투구하고 있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불펜투수 타일러 킨리는 이렇게 말했다. 2020년부터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6년간 몸담은 킨리는 지난해 7월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고 나서야 반등했다. 그는 “쿠어스필드에서 던지는 게 힘들었다. 늪에 빠진 것 같았다”고 돌아보며 ‘달에서 던지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콜로라도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해발 고도 1600m 고지대에 위치해 공기 저항이 적고, 타구가 평지보다 10% 더 멀리 날아간다. 투수들이 살아남기 힘든 곳이다. 그런데 이 쿠어스필드를 경험하고 싶어서 제 발로 걸어온 투수가 있다. 지난달 콜로라도와 1년 8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은 우완 마이클 로렌젠(34)이다. 

쿠어스필드 때문에 투수 영입에 늘 어려움을 겪는 콜로라도가 모처럼 돈을 써서 쓸 만한 선발 FA를 잡았다. 메이저리그 12년차 베테랑인 로렌젠은 지난해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27경기(26선발·141⅔이닝) 7승11패 평균자책점 4.64 탈삼진 127개를 기록했다. 4~5선발로 나름 괜찮은 전력이다. 다른 팀들의 제안도 있었지만 로렌젠은 콜로라도를 원했고, 진짜로 계약했다. 

놀라운 건 로렌젠이 몇 년 전부터 콜로라도를 원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디애슬레틱’은 ‘로렌젠의 에이전트는 그에게 콜로라도행을 재고해 달라고 간청했다. 지난 몇 시즌 동안 그는 콜로라도와 계약하고 싶어 했고, 투수에게 최악의 환경에서도 기꺼이 뛰겠다고 자처했다’며 계약이 성사되기 전까지도 에이전트가 로렌젠을 만류했다고 전했다. 

로렌젠은 “에이전트가 내게 ‘너 완전히 미쳤다’고 했다. 계약이 가까워질수록 그는 ‘정말 진심이야? 우리가 지금 뭘 하는 거야?’라며 계속 물었다”고 떠올렸다. 로렌젠은 진심이었고, 콜로라도와 계약을 완료했다. 로렌젠은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8경기(2선발·12⅔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9.24로 부진했다. 

[사진] 캔자스시티 시절 마이클 로렌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캔자스시티 시절 마이클 로렌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로렌젠은 “도전하고 싶었다. 투구에 대한 이해를 키우고, 야구라는 게임 자체에 이해를 넓힐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그것이 나를 흥분하게 했다. 콜로라도 프런트도 ‘왜 우리가 당신을 설득할 필요가 없지?’라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콜로라도도 당황스러운 영입이었다. 

그럴 만하다. 콜로라도는 지난 10년간 FA로 영입한 투수는 2022년 채드 쿨(1년 300만 달러), 2024년 다코타 허드슨(1년 150만 달러) 두 명뿐이었다. FA 투수들에게 콜로라도는 늘 후순위, 최악의 선택지다. 쿠어스필드라는 악조건도 있고, 팀 성적이 너무 안 좋아 투수들이 기피하는 구단이었다. 최근 4년 연속 지구 꼴찌를 했고, 3년 연속 100패 이상 당하며 최악의 팀으로 꼽히고 있다. 

폴 디포데스타 신임 야구운영사장 체제로 바뀐 콜로라도는 변화를 선언했다. 특히 투구 접근법에 변화를 주겠다고 했다. 타자들의 배트를 피하기 위해 바깥쪽 낮은 패스트볼을 고수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타자를 공격하기로 했다. 덕아웃에서 볼 배합 사인을 주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사진] 콜로라도 쿠어스필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콜로라도 쿠어스필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를 위해 경험이 많고, 제구를 갖췄으며 이닝 소화력이 있는 선발들을 찾았다. 로렌젠을 먼저 잡은 뒤 스가노 토모유키(1년 510만 달러), 호세 퀸타나(1년 600만 달러) 등 베테랑들을 추가로 FA 영입했다. 특급 FA들은 아니지만 콜로라도는 최근 몇 년 통틀어 가장 선발진 뎁스가 좋아졌다. 

디포데스타 사장은 “세 명의 투수 모두 도전을 위해 달려왔다. 우리는 그들을 설득할 필요가 없었다. 고지대에서 투구하는 걸 불안해하는 선수라면 계약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선 효과가 없다. 우리는 누구도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며 쿠어스필드로 온 투수들의 진심을 믿었다. 

통산 113승을 기록 중인 15년차 베테랑 퀸타나도 다른 팀 제안이 있었지만 용감하게 콜로라도를 택했다. 그는 “어려운 구장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우리 구장에서 가능한 최선의 투구를 할수 있게 조정할 것이다. 우리는 적절한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밀워키 시절 호세 퀸타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밀워키 시절 호세 퀸타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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