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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 박정민, ‘국민 전남친’ 넘어 로맨스의 얼굴로 [Oh!쎈 리뷰]

OSEN

2026.02.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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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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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유수연 기자] 배우 박정민의 얼굴에 뜻밖의 온기가 더해졌다. 그간 거칠거나 소년 같았던 그의 이미지가, 이번에는 애잔한 멜로의 결로 스며든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는 박정민에게 그동안 좀처럼 허락되지 않았던 ‘로맨스의 얼굴’을 꺼내 들었다.

박정민은 오랫동안 사랑과는 거리가 있는 배우였다. 영화 ‘파수꾼’, ‘들개’, ‘동주’에서 그는 불안하고 예민한 청춘의 얼굴이었고, ‘사바하’, ‘타짜: 원 아이드 잭’, ‘사냥의 시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전, 란’ 등의 장르물에서는 미스터리하거나 거친 남성성을 드러냈다. 때로는 여장까지 감행하며 캐릭터 스펙트럼을 넓혔지만, ‘로맨틱’이라는 단어와는 쉽게 연결되지 않았다.

물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전'남친으로 짧게 등장했지만 얄미움이 앞선 캐릭터였고, ‘헤어질 결심’에서는 사랑에 눈먼 위험한 인물인 '홍산오'로 잠시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 짧은 분량에도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으나, 본격적인 러브라인의 중심에 선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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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박정민이 ‘휴민트’(감독 류승완, 제공/배급 NEW, 제작 외유내강)에서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 역으로 돌아왔다. 냉철한 판단력과 기민한 움직임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이지만, 옛 연인 채선화(신세경)를 다시 마주하며 균열이 생긴다. 스킨십 하나 없이도 묵직한 감정을 전하는 멜로. 총성과 첩보전 사이에서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그의 눈빛은 이전 작품들에서 보지 못한 부드러움을 품는다.

이미 호흡을 맞췄던 류승완 감독의 전작인 2023년 영화 ‘밀수’임에서 얄밉고 잔혹한 빌런 ‘장도리’로 분했던 박정민과는 전혀 다른 결이다. 주먹을 부르던 얼굴이, 이번에는 여운을 남기는 얼굴로 바뀌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속된 말로 ‘망한 사랑’의 정서 속에서 그는 절제된 감정으로 애잔함을 쌓아 올린다. 어쩌면 박정민은 해피엔딩보다, 끝내 닿지 못한 감정의 여백을 더 잘 아는 배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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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에서 화사와의 무대로 ‘여심 스틸러’라는 뜻밖의 별명을 얻었을 때, 그것은 이벤트처럼 보였다. 그러나 ‘휴민트’는 그 가능성을 작품 안에서 증명한다. 박정민의 멜로는 과장되지 않고, 요란하지 않다. 대신 눌러 담은 눈빛과 멈칫하는 숨결로 관객의 마음을 건드린다.

‘휴민트’는 첩보물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박정민에게는 로맨스의 문을 연 작품이다. 거칠고 날 것의 배우에서,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멜로의 얼굴로. 이 변화는 일회성 도전이 아니라, 그의 필모그래피가 한 단계 확장됐음을 알리는 신호에 가깝다.

박정민의 로맨스가 시작됐음을 알린 작품으로 오래 기억될지도 모를 '휴민트'는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mail protected]

[사진] NEW 제공


유수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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