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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령' 서울시장 향배는?…첫 5선 도전 오세훈 vs '젊은 피' 정원오 [월간중앙]

중앙일보

2026.02.16 02:28 2026.02.16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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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특집 - 격전지 분석①]

양강 구도 속 부동산·계파 갈등 등 성패 가를 변수 곳곳에
경기지사는 민주당 압승 분위기…주요 재보선에도 관심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새해 첫날인 1월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장 자리는 흔히 ‘소통령’ 또는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로 통한다. 고건 전 총리,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고(故) 조순 전 경제부총리 등이 서울시장을 거치며 유력 대권 후보로 떠올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을 마친 뒤 단숨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경기도지사도 마찬가지다.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걸출한 정치인이 모두 거쳐 간 자리인데다 지사 출신 첫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위상이 한층 격상된 분위기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타이틀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현직 프리미엄’에도 당 내홍에 속 타는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는 첫 ‘5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시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일찌감치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각 당 경선 과정이 남았지만,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두 사람의 대항마가 없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상황은 더욱 그렇다.

2월 11일 기준 가장 최근 공표된 관련 성적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7~8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다. 95% 신뢰 수준에 ±3.5%p의 표본오차를 보인 해당 조사에서 다자 대결 구도 기준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1위는 28.4%를 기록한 정 구청장이었다. 정 구청장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9.3%)을 19.1%p 차로 따돌렸고, 이어 서영교 의원(5.1%), 전현희 의원(3.0%), 박홍근 의원(1.3%), 김영배 의원(0.8%) 순이었다.

정 구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나보다 일을 잘하는 것 같다”며 공개 칭찬한 이후 몸값이 치솟았다. 급기야 다자 대결 구도에서는 물론 양자 구도에서도 47.5%의 선호도를 보이며 오 시장(33.3%)을 추월했다.

국민의힘 역시 오 시장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형국이다. 같은 조사에서 오 시장은 20.2%의 지지를 받았는데, 나경원 의원(13.9%)이 뒤를 쫓고 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6.7%를 얻는 데 그쳤다. 이 밖에 출마 의사를 밝힌 윤희숙 전 의원을 비롯해 신동욱·안철수·조은희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안 의원을 제외하면 4선의 오 시장을 넘어서기에는 체급들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패를 가를 가장 강력한 요소는 뭐니뭐니해도 ‘부동산’이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와 차별화하는 데 가장 적극적이다. 정부의 규제 중심 정책에 맞서 오 시장이 내놓은 해법은 공급 확대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사실상 올스톱 상태였던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오 시장 체제 들어 기지개를 켰다.

행정 절차만 5년 이상 소요되던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돕기 위해 ‘신통기획(신속통합기획)’을 본격 도입했다. 한강변 아파트 높이 기준인 35층 룰 등의 규제를 폐지하고, 저층주거지 정비사업인 모아타운·모아주택 사업을 활성화하는 등 민간이 주도하는 양질의 주택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A(52·여)씨는 “과거 한 차례 무산된 재개발사업이 모아타운이란 이름으로 다시 추진되면서 드디어 우리도 한강변 아파트에 살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모두들 들떠 있다”면서도 “시장이나 구청장이 바뀌어서 이번에도 사업이 어그러지면 영영 끝이라는 걱정의 목소리가 팽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SNS를 통한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관련 강경 발언들도 서울 민심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설 명절 밥상머리 화두가 또다시 부동산이 되면서 여야 후보군 모두 정부 정책 기조에 따른 유·불리를 따져 선거 공약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B(37·남)씨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이 대통령의 사이다 글에 격하게 공감하면서도 세금 부담을 이유로 집주인이 월세를 또 올릴까 봐 걱정하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잦아졌다”며 “내 집도 좋지만 역세권 등에도 당장 서민들이 오래도록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집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한껏 기세 올랐지만, 낮은 인지도가 걸림돌 정원오


서울시장 선거는 양자 구도 속에 일찌감치 흥행몰이에 돌입한 양상이다. 사실상의 ‘출정식’에서부터 난타전이 오갔다. ‘선빵’을 날린 이는 정 구청장이다. 정 구청장은 2월 8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연 〈매우만족 정원오입니다〉 북콘서트에서 “요즘 서울시를 보면 시민의 요구가 아니라 행정의 필요에서 발한 사업이 많다”면서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다. 시장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자리에서 오 시장의 ‘한강버스’ 사업 등을 작심 겨냥한 것이다.

정 구청장은 오 시장의 서울 주택 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1월 6일 SNS에 올린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책임을 말씀해 주십시오’란 제목의 글에서 “취임 6년 차를 맞이하신 시장님이 여전히 ‘전임 시장’ 탓에 머물러 계시는 것이 안타깝다”며 공개 저격하면서다. 오 시장이 이날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 부진에 따른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의 근본 원인을 박 전 시장의 뉴타운 해제 탓으로 돌리자 “해제를 먼저 시작한 것은 오히려 오 시장”이라며 받아친 것이다.

정 구청장은 2월 10일 오전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 출연해서는 “(오 시장이) 성수동을 부러워하는 것 같다”며 “10년간의 공백기에 대한 업데이트가 잘 안 되시는 것 같다”고 도발하기도 했다. 오 시장이 2월 3일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를 찾아 2033년까지 최대 79층 높이의 주거동과 54층 높이의 업무 복합동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머리가 있는 시장과 구청장이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빨리 진척됐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 등에 대한 응수의 성격이 짙었다.

오 시장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같은 날 오후 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 구청장의 경쟁력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역시 민주당이구나’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며 “사례를 통해 그분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2011년 1월 퇴임 전 성수전략정비구역을 지정하고 50층까지 지을 수 있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박 전 시장과 정 구청장이 있던 10년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그게 진전됐다면 지금쯤 이미 1만 가구 정도의 아파트가 인기리에 분양되고 부동산 시장 안정에 상당히 기여했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오 시장은 2월 7일 방영된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대통령이 부동산 정치를 하고 있다며 전선을 넓혔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이 대통령의 SNS 글을 겨냥해 “항상 시장은 정책 설계자 의도대로만은 움직이지 않는다”며 “이번에도 아마 단기간인 2~3개월 지나고 나면 오히려 집값을 더 자극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들어 또다시 불거지고 있는 집값 폭등 우려를 지방선거에 역이용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6·3 지방선거 공직자 사퇴 시한은 선거 90일 전인 3월 5일이다. 낮은 인지도에도 ‘이재명의 픽’ 이미지를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정 구청장은 조만간 구청장직을 내려놓고 공식 출마 행보에 돌입할 예정이다. 반면, 오 시장 측 셈법은 다소 복잡해졌다. 2월 10일 문화일보 유튜브에 출연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다소 묘한 얘기를 꺼내 들면서다.

장 대표는 이날 “이번 공천의 콘셉트는 뉴페이스·뉴스타트”라면서 “뉴페이스가 등장해 함께 컨벤션 효과를 일으키면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직후 자신에게 사퇴를 요구한 오 시장을 정면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강성 당원들은 나경원 의원을, 당권파들은 안철수 의원을 밀고 있다”는 설까지 들린다. 오 시장은 출마 선언 시점 등에 대해 “당의 경선 공고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여러모로 곤혹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선만 이기면 왕좌 유력한 경기지사


6·3 지방선거에서 또 하나의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는 일단, 김동연 지사가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가는 형국이다.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김동연 지사가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는 형국이지만, 당내 경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경기일보 의뢰로 조원씨앤아이·리서치앤리서치가 1월 31일 하루 동안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지사는 민주당 인사 중 가장 높은 30.0%의 적합도를 기록했다. 95% 신뢰수준에 ±3.1%p의 표본오차를 보인 이 조사에서 김 지사는 추미애 의원(18.3%)을 11.7% 차로 따돌리며 앞서나갔다. 이어 한준호 의원(7.8%), 김병주 의원(4.6%), 염태영 의원(2.9%), 양기대 전 광명시장(1.8%), 권칠승 의원(0.7%) 순이었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김 지사 33.4%, 추 위원장 32.7%의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여 순탄치 않은 경선 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강성 당원들의 표심에 따라 새로운 인물이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25.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안철수 의원 17.1%, 김은혜 의원 16.0%, 원유철 전 의원이 2.3%의 지지를 받았다. 야권에서는 이들을 비롯해 여러 인물이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야권 전반에서 레이스에 뛰어드는 것 자체를 꺼리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익명을 요청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선거에서 경기 지역은 전반적으로 민주당 텃밭 격의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었다”면서 “급기야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장관을 다시 모셔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질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 되는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경기지사 적합도 조사에서 김동연 지사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여권에서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국회 입성이 점쳐져서다.

민주당 핵심 인사에 따르면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출마가 유력하다. 김 전 부원장은 경기 안산갑에서 재기를 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산갑 현역 의원인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50만원의 의원직 상실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양 의원 혐의에 대한 대법원 최종 선고는 지방선거 전 열릴 가능성이 크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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