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쇼트트랙 1호 메달을 따낸 김길리(22·성남시청)가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결과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든든히 응원해준 가족들과 애틋하게 지내온 선배 생각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김길리는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네덜란드의 잔드라 벨제부르, 캐나다의 코트니 사로 다음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따냈다. 자신의 생애 첫 번째 올림픽 메달이자 이번 대회 여자 쇼트트랙에서 처음 나온 메달이다.
이날 김길리는 초반 레이스에는 맨 뒤에서 달렸다. 사로가 선두로 나선 가운데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가 뒤를 이었다. 벨제부르가 다시 앞으로 나서면서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졌지만 김길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네 바퀴를 남기고 3위로 올라선 김길리는 안쪽을 파고들어 2위로 올라섰으나 사로에게 밀려 다시 3위가 됐다. 결국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면서 울음을 터뜨린 김길리는 눈물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가족들 생각이 났다”며 다시 감정이 복받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선배 최민정이 동메달을 축하해줬다”는 질문에도 눈시울을 붉히며 “정말 고마웠다”고 답했다.
김길리는 지난해 5월 국제대회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언니들을 제치고 1위로 태극마크를 달면서 혜성처럼 나타났다. 이후 2023~2024시즌 월드컵 종합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대회에서 유독 잦은 충돌로 넘어짐이 많았던 김길리는 “결승까지 오는 동안 정말 많은 부딪침이 있었다. 그래서 결승전에선 ‘후회 없이, 이번만큼은 넘어지지 말자’는 목표를 세웠다. 마음처럼 후회 없이 경기를 끝내 기쁘다”고 했다. 이어 “확실히 올림픽이라서 그런지 경쟁이 치열했다. 그래도 또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인 만큼 나를 믿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김길리는 여자 1500m와 3000m 계주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아직 금메달이 없는 터라 남은 경기에서 2관왕을 노릴 수 있다.
김기릴는 “1000m가 끝나니가 더 자신감을 얻은 느낌이다. 특히 동메달을 따서 시상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며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