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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이후 처음' 3년 계약 거절, 1000만 달러 넘게 포기한 의리…KBO 자존심 높인 '역수출 신화' 개막전 선발

OSEN

2026.02.1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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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가 2023년 월드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가 2023년 월드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KBO리그 외국인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투수 메릴 켈리(37)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향한 진심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뿌리치고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켈리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 트레이닝 인터뷰에서 “샌디에이고에서 3년 보장이라는 꽤 좋은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켈리는 지난해 12월 중순 애리조나와 2년 4000만 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앞서 7월말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될 때부터 FA로 애리조나 복귀을 암시했는데 5개월 만에 진짜로 돌아왔다. 당초 불펜 FA 영입을 계획한 애리조나는 켈리의 진심을 확인하고 나선 방향을 바�f다. 

애리조나와 재결합이 이뤄진 뒤 ‘디애슬레틱’에선 서부 지역 팀에서 켈리에게 3년 5000만 달러 이상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그 팀이 바로 샌디에이고였다. 30대 후반의 나이를 감안하면 1년이라도 더 긴 계약을 하고 싶기 마련인데 켈리는 2년 계약을 제시한 애리조나를 선택했다. 

계약 총액에 있어서도 켈리는 1000만 달러 이상, 우리 돈으로 약 144억원 넘는 거액을 포기했다. 애리조나가 캘리포니아보다 주세가 훨씬 낫긴 하지만 켈리는 1000만 달러 이상 몸값을 낮췄다. 기간과 총액 모든 면에서 샌디에이고로 가는 게 정상이었지만 애리조나에 의리를 발휘한 것이다.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인정하고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를 준 애리조나에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애리조나가 고향이고, 가족들도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였지만 팀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결정이다. 켈리는 “마이크 헤이즌 단장과 대화를 하면서 홈타운 디스카운트는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결국 우리 마음이 여기에 있었고, 애리조나가 확실히 1순위였다. 모든 선택지와 변수들을 살펴본 뒤 여기로 돌아오는 게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애리조나도 켈리의 의리에 화답했다. 2026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켈리를 일찌감치 낙점했다.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은 거의 매년 스프링 트레이닝 막바지에 개막전 선발을 발표했지만 올해는 시간을 끌지 않았다. 투수, 포수조 훈련 4일차였던 지난 15일 켈리로 발표했다. 내달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의 개막전 선발로 출격한다. 

[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금까지 KBO리그 출신 선수가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건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유일했다. 2019년 LA 다저스 시절 클레이튼 커쇼의 부상으로 KBO리그 출신 선수 최초로 개막전 선발 영예를 누린 류현진은 2020~2021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도 개막전 초구를 던졌다. 그 이후 5년 만에 켈리가 KBO리그 출신 개막전 선발의 명맥을 잇게 됐다. 

켈리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역수출 성공 사례다. 2015~2018년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애리조나와 2+2년 최대 1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빠르게 선발로 자리잡았고, 2022년 4월 애리조나와 2+1년 최대 24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꾸준한 활약으로 대부분 옵션을 거머쥔 켈리는 이번 FA 계약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세 번의 계약 모두 애리조나와 했다. 총 수입이 7661만 달러로, 현재 환율 기준 약 1104억원에 달한다. 

한편 애리조나에 의리를 발휘한 선수는 켈리만이 아니다. 켈리와 원투펀치를 이룬 투수 잭 갤런도 지난 15일 애리조나와 1년 225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갤런도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이 있었지만 애리조나에 남아 FA 재수를 하기로 했다.

그는 “다년 계약도 제안받았지만 안정성 측면에서 애리조나가 좋았다. 우리 선수들은 이미 충분한 돈을 벌고 있고, 더 욕심을 부리는 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구단과 팬들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었고, 다시 돌아와 좋은 한 해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와 잭 갤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와 잭 갤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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