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갤럭시S26 언팩 앞두고 디자인 유출…알고도 못 막는 IT팁스터

중앙일보

2026.02.16 13:00 2026.02.16 13:4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언팩 초청장을 공개 후, 한국·미국·영국 등 전 세계 14개국 17개 주요 랜드마크에서 새로운 갤럭시 신제품의 갤럭시 인공지능(AI) 기능을 소개하는 3D 옥외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LA 목시에서 진행 중인 3D 옥외광고 모습. 사진 삼성전자

시장은 늘 한발 빨랐다. 삼성전자 차기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의 디자인 등은 늘 공식 발표 이전에 유출된다. 출처는 대개 비슷하다. 정보기술(IT) 팁스터(tipster)다.

팁스터는 원래 경마·도박판에서 결과를 미리 귀띔해 주는 사람을 뜻하는데, IT 업계에선 신제품 정보를 사전에 공개하는 누설자(leaker)로 통용된다. 이들은 주로 소셜미디어(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유출 정보가 여러 차례 맞아 떨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오는 26일 개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6’을 앞두고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 12일 해외 유명 팁스터 에반 블래스는 자신의 SNS에 ‘갤럭시 S26’ 시리즈의 360도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색상 구성은 물론 후면 카메라 디자인까지 담긴 이미지였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중국의 유명 팁스터 아이스 유니버스가 갤럭시 S26 울트라에 사생활 보호 기능이 적용될 것이라고 처음 전했다. 별도의 필름 없이도 시야각을 제한해 타인에게 화면이 노출되는 상황을 막는다는 설명이었다. 엿새 뒤 삼성전자 공식 뉴스룸에 비슷한 내용이 게시되면서 그의 예고는 적중했다.

2014년 BBC와 인터뷰에 응한 IT팁스터 에반 블래스. 그는 10년 넘게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등 주요 스마트폰 신제품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 BBC 캡처


기대 반감 vs 고조…야누스의 얼굴, 팁스터

대다수 팁스터는 IT 산업과 밀접한 이력을 갖고 있다. 에반 블래스는 IT 매체 엔가젯 편집자 출신이며, 애플 전문 팁스터 로스 영은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일부 유명 팁스터는 단순히 정보 유출에 그치지 않고 전망과 분석을 덧붙이며 사실상 해설자 역할까지 한다. 블룸버그에서 애플 관련 뉴스레터를 집필하는 마크 거먼이 대표적으로, 언론과 팁스터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제품 출시 효과를 반감시키는 ‘김 빠지게 하는 존재’라는 비판이 있는 반면, 갤럭시 언팩과 같은 빅 이벤트를 앞두고 오히려 관심과 기대를 고조시킨다는 의견도 나온다. IT 기기 매니어 한모(28)씨는 “사양을 미리 유출해버리니 공식 공개 때 아무래도 놀라는 건 덜하다”면서도 “팁스터 정보는 퍼즐 맞추기같은 일종의 ‘놀이 콘텐트’라 정말 맞는지 확인하는 재미를 위해서라도 언팩은 언팩대로 반드시 챙겨 본다”고 했다.

실제 제조사들도 팁스터가 흘리는 정보에 대해 가타부타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공개 정보에 일일이 반응할 경우 오히려 유출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서다. 다만 영업비밀 침해 소지가 있거나 내부 자료가 그대로 유출됐다고 판단되면 법적 대응이나 게시물 삭제 요청에 나서기도 한다. 애플은 지난해 7월 유명 팁스터 존 프로서를 상대로 iOS26(애플 운영체제)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기업의 강경 대응에 불만을 제기하는 팁스터도 있다. 자신들은 오히려 시장을 활성화하는 한 축이라는 주장이다. 팁스터 롤랜드 퀀트는 지난 1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삼성전자는 정보 유출자들을 저작권 침해 신고 등으로 압박하면서도, 이들의 개인 구매 링크를 통해 판매 수익을 올리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2026 삼성 갤럭시 언팩' 초대장 이미지. 사진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사양 넘어 브랜드 방향성 전달”

업계에선 팁스터발 정보가 사전 관심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면, 오프라인 공식 발표는 이를 완성하는 무대라는 해석도 나온다. 어차피 사용감과 완성도는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팁스터의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언팩을 상징적인 공간에서 매년 개최하는 것은 단순한 사양 공개를 넘어 브랜드의 방향성과 전략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6일 오전 3시(현지 25일 오전 10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2026’을 열고 새로운 갤럭시 S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언팩의 행사명은 ‘당신의 삶을 더 편하게 하는 차세대 AI폰(Samsung Galaxy EventㅡThe Next AI Phone Makes Your Life Easier)’이다. 애플 아이폰이 AI 부문에서 주춤하는 사이, 형식적인 기능이 아닌 일상에서 쓸모를 증명하는 AI 스마트폰이 될 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영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