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앞으로 다가온 6·3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선거가 ‘빅매치’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박완수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간 ‘빅2 대결’ 가능성이 커지며 부산에 버금가는 격전지로 떠오른 것이다.
PK(부산·울산·경남)의 관문격인 경남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관선에서 민선으로 전환된 지난 1995년 이후 보수정당에서 ▶김혁규(1회·2회·3회) ▶김태호(재보선·4회) ▶홍준표(재보선·6회) ▶박완수(8회) 등 8차례 승리하며 4명의 지사를 배출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5번의 승부에서는 여권에서도 ▶김두관(5회) ▶김경수(7회) 등 2명의 지사를 배출하며 혼전 양상을 거듭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경남에서 보수세가 강한 것은 맞지만, 선거 상승세를 탄 여권의 기세 역시 만만찮은 분위기”라고 했다.
수성을 해야하는 국민의힘에서는 현역인 박완수 경남지사가 재선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정통 관료 출신인 박 지사는 창원시장 3선, 재선 국회의원을 거쳐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양문석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박 지사는 지난달 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도민 여론을 한번 들어보고 입장을 정리하려 한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인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 특검의 수사 선상에 올랐지만 기소를 면하면서, 물리적 장애물은 사라진 상태다. 경남지사를 지낸 4선의 김태호(경남 양산을) 의원과 경남 행정부지사 출신의 3선 윤한홍(창원 마산회원)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직 중에서는 3선의 조해진 국민의힘 김해을 당협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고, 진주 출신으로 서울에서 3선 의원을 지낸 김성태 전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드루킹 특검’을 관철해, 김경수 전 지사의 유죄판결로 이어지는 물꼬를 텄다는 상징성도 있다”고 했다.
반면 여권에서는 ‘김경수 대세론’이 퍼져 있다. ‘친노무현’ 상징이 큰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에,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이 경남에 나서 PK 쌍끌이 승리를 노리는 그림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여론 조사를 돌려보면 김 전 지사가 당내에서 압도적인 것으로 나온다”며 “박 지사를 꺾을 유일한 대항마”라고 했다. 지난달 24~25일 리얼미터가 경남일보 의뢰로 조사(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 대상, 자동응답 방식)한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박완수 지사 43.3%, 김경수 전 지사 41.1%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경남도지사직을 끝까지 완수하지 못했던 사람으로서 도민에 미안함과 빚이 있다”고 했고, 지난달 12일 언론사 신년특별대담에서는 “도민들께 ‘경남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약속을 드렸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설 연휴 직후 지방시대위원장 자리를 내놓고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역시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 전 의원도 출마설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인 데다, 국민의힘이 강성 보수로 흐르면서 경남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이슈는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올라 있다. 박 지사와 김 위원장도 행정 통합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박 지사는 지난 9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고, 위상과 자치권 확보가 없는 광역자치단체 간 행정 통합은 큰 의미가 없기에 정부에 주민투표, 통합 기본법 제정을 요구했다”며 “중앙정부의 실질적 권한 이양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부산시와 협의한 원칙이 지켜질 수 있게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주민 투표를 하되 2028년 총선이 실시되는 시점에 부산·경남 통합해 단체장을 선출하자는 게 박 지사의 입장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이 늦어지면 2년이 아니라 20년 이상 뒤처지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지금 지방 소멸이 대단히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으니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받아 급한 불을 끈 뒤 필요한 재정과 권한 이양은 병행 추진하면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