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순진한 고객 아냐…무기 팔려면 투자해라"
"준비됐다면 환영, 아니면 다른 쪽과 협력할 것"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한국 방산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폴란드 정부가 "팔고 싶다면 투자하라"며 무기 구매에 기술 이전 등 절충교역을 강화할 방침을 시사했다.
콘라트 고워타 폴란드 국유자산부 차관은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단순히 조립라인 유치에 만족하지 않겠다"며 "기술 이전이 필요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워타 차관은 최근 몇 년간 폴란드의 미국 장비 구매가 종종 상호 투자 계약 없이 이뤄졌고 이는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머물기 위해 기꺼이 지불한 일종의 '안보 비용'으로 간주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접근 방식이 폴란드를 '순진한 고객'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폴란드 정부가 미국과 한국 등지에서 군사장비를 사들이는 데 국방예산 대부분을 쏟아붓는 동안 국내 업계는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한국산 전차를 비롯한 무기를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은 4.48%로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하게 4%를 넘겼고 올해는 4.8%에 달할 전망이다.
고워타 차관은 유럽연합(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세이프(SAFE)로 확보한 440억유로(75조4천억원) 이외에도 앞으로 5년간 1조 즈워티(약 406조원)를 국방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회원국에 무기 구매 자금을 빌려주면서 유럽산을 권장하고 있다. 고워타 차관은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와 체코 CSG가 이달 초 맺은 지뢰지대 공동 구축 계약을 언급하며 "이렇게 폭넓은 협력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얼마 안 된다. 문제는 새 규칙에 따를 준비가 돼 있는지다. 준비됐다면 환영하고 아니면 다른 쪽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폴란드 정부의 이같은 전략 전환이 유럽 국가들이 방위산업을 대대적으로 키우는 가운데 나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 비용 분담 요구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고 해설했다.
폴란드 정부는 최근 독일과 프랑스가 폴란드 국영업체 PGZ의 지대공 미사일 피오룬(Piorun) 구매에 관심을 보인다고 공개하는 등 자국 군수업체의 해외 진출에 애쓰고 있다. 피오룬은 드론과 헬기 등 저고도 비행물체 요격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폴란드 최대 방산업체 PGZ의 2024년 매출은 전년보다 34% 증가했고 매출액 순위는 세계 60위에서 51위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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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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