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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 세빛섬 가치 이해 못하는 민주당과 ‘프레임 전쟁’도 불사할 것” [월간중앙]

중앙일보

2026.02.1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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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인터뷰] ‘글로벌 도시 톱6 안착’ 오세훈의 ‘디자人 서울’論

“난 시스템 디자이너, 120 다산콜센터·사전협상제 등 ‘창의시정’ 성취”
“서울시민 생활 동경케 한 공간 마케팅 집중, 한강공원과 DDP가 증거”
“‘오세훈식 약자 동행’ 민주당과 달라, 노력해서 계층 오르게끔 돕는다”
“李 정부, 세운상가·한강버스·광화문 등 트집, 정원오 구청장 솔직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은 “DDP와 한강 랜드마크가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물건을 1달러라도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서울의 브랜드 가치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무대가 될 정 도로 상승했다. 최영재 기자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으로 기억된다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DDP와 한강 르네상스로 각인될 것이다. 민주당의 DDP 공격에 오 시장은 데이터로 응수한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청 6층 시장 집무실 벽에는 전자시계 7개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왼쪽부터 런던, 도쿄, 뉴욕, 파리, 싱가포르 그리고 서울, 암스테르담 순서로 현재 시각이 표시돼 있었다. 세계 주요 도시의 경제·연구개발·문화·환경·교통·생활 등 6개 분야·72개 세부지표를 측정한 일본 모리재단의 글로벌 도시경쟁력 지수(GPCI) 순위를 나타낸 것이다.


서울은 2022년 암스테르담을 추월하며 GPCI 6위 도시가 됐다. 그리고 2025년 평가에선 5위 도시 싱가포르에 5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특히 전년 대비 서울의 2025년 점수 향상은 94.8에 달했다. 이는 GPCI 톱 10 가운데 가장 높은 숫자다. 미국 시카고의 글로벌 경영 컨설팅 전문업체 커니가 2025년 10월 발표한 글로벌 도시 전망(GCO)에서도 서울시는 2위에 올랐다.


집무실 반대편 벽에는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이라는 글자가 박혀 있었다. 서울시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매력’은 글로벌 톱5 도시를 향한 의지를, ‘동행’은 사회 양극화 해소를 통한 상생을 함축한 것으로 설명돼 있다. ‘매력’보다 ‘동행’이 먼저 나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공간은 그 사람의 취향과 가치를 규정한다. 오세훈(65) 서울시장은 민선 최초로 4차례(2006년, 2010년, 2021년 그리고 2022년까지)나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이는 오 시장의 방향성과 실행력에 다수 서울시민이 공감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오 시장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디테일의 정치인’으로 각인된다. 그와의 대화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자꾸 역질문을 던지면서 핵심으로 들어가는 화법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2월 11일 오후에 진행된 인터뷰는 하루 뒤 출간 예정인 그의 책 〈서울 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 이야기로 시작됐다. 책은 서울시장으로서의 궤적을 결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 띠에는 ‘세계가 열광하는 서울의 도전과 성공 스토리’라고 나와 있었다. 얼핏 진부한 수사(修辭)처럼 들리지만, ‘도전과 성공’은 ‘서울시장 오세훈’이 가장 추구하는 서사이자 브랜드를 응축하고 있다.



프로세스 중시하는 ‘시스템 디자이너’ 지향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024년 12월 31일 공개한 오 시장의 해외주식 포트폴리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당시 엔비디아, 아이온큐, 팔란티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보유하고 있었다. 철저하리만치 ‘미래’에 집중한 종목 선정이다. “손실 위험은 싫어해야 하는 것이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투자 격언이 있다. 온화한 외모나 딕션과 달리 오 시장은 집요하게 파고드는, 위험 감수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일수록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나쁘다’고 생각하는 법이다. ‘리스크를 짊어지더라도 할 일은 하겠다’는 스타일에 가깝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그의 작은 실패(일시적 시행착오)를 끌어내는 데 대해 오 시장은 할 말이 쌓인 듯했다. 그는 큰 성공과 더 큰 비전을 열성적으로 역설했다. 여기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갈등설, 공천 룰 같은 정치공학적 이야기는 없었다. 침묵이 오히려 선명한 메시지가 될 때가 있다. 수차례 밝혀온 정치적 포지셔닝을 수정할 생각은 없고, 이제 시정 운영에 관한 평가로 정면돌파하겠다는 결기로 해석됐다.


그 덕분인지 역대 오 시장과의 인터뷰 가운데 가장 질문을 적게 했음에도 가장 긴 인터뷰가 됐다.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하고 싶은지를 알고 있는 사람의 언어였다. 동시에 서울시장 5선 도전을 향한 강렬한 의지로 읽혔다.

2009년 8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120 다산콜센터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하며 큰절을 올렸다. [사진 서울시]


“시장은 기업 오너의 마음으로 일해야”


책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의 소개 글을 보니, “정치인이나 행정가를 넘어 ‘시스템 디자이너’가 가장 적합한 수식어”라고 나와 있더라. 무슨 뜻인가?

“예를 들어 설명하는 편이 좋겠다. 서울시에 없던 시스템을 만들어 시민이 편익의 경험을 누린 것 중 120 다산콜센터(이하 120시스템)를 꼽을 수 있다. 20년 전 시장이 처음 됐을 때 민원 만족도가 41점이었다. 120시스템을 도입한 뒤 95점으로 상승했다. 120시스템이 있기 전만 해도 민원을 제기하려면 (담당자 전화 연결까지 하세월이니) 지쳐서 포기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120시스템 도입 후 어떤 답변이든 30분 내에 나간다. 문자도 바로 온다. 개인적인 경험도 있다.”

무엇인가?

“바람이 많이 불던 날, 길거리에 걸린 현수막이 끊어져서 차선까지 펄럭이고 있더라. 담당 구청장에게 ‘치우라’고 전화를 걸었는데 안 되더라. 구청 민원 전화번호도 바로 못 찾겠고, 그래서 ‘120’에 전화했더니 5분도 안 돼 문자가 왔다. 그리고 1시간 볼일 보고 나왔는데 ‘정리했습니다’라고 문자가 오더라.”

120시스템이 신속하게 대응하는 비결은 어디에 있나?

“전화 받는 사람 앞에 두 개의 컴퓨터 화면이 켜져 있다. 네이버와 서울시 행정망이다. 네이버에서도 나올 만한 걸 묻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내부 행정망에는 그동안 쌓은 데이터를 유형화했다. 여기서 해법이 바로 나와 알려드릴 수 있다. 120에서는 ‘내 일이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 없다. 고질적 민원은 어쩔 수 없지만, 대략 90%는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된다. 시스템 디자인의 승리다. 구청 단위에서는 구청장이 직접 전화 받고 ‘내가 뭐 했다’라고 모양 갖출 수 있겠지만, 인구 1000만 명 단위 도시에서는 이렇게 시스템이 작동해야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

책에서 “리더는 시스템을 설계해 문제를 푸는 사람이다”라는 문장을 봤다.

“사전협상제도를 예로 들겠다. 개발 주체와 서울시 그리고 시민이 모두 이익을 보도록 시스템화한 것이다. 가령 도시 외곽에 유휴부지들이 있을 것 아닌가. 버스 종점, 래미콘 공장같이 도시 발전 과정에서 필요하지만 약간 혐오시설 같은 것을 여기에 만든다. 하지만 서울이 커지면서 (과거의 외곽 지역도) 개발되고, 빌딩이 올라간다. 부도심 비슷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휴부지의 기존 시설도 개발이 필연적이게 되는 사례로)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등에도 일반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야 50층, 100층으로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쉽게 인허가를 내줄까? 특혜라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 안 해준다. 결국 이런 부지들이 전부 놀고 있게 된다. 사전협상제는 이걸 양지로 끌어내자는 것이다.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를 만들어 공론화하는 시스템이다. 그렇게 해서 10층 건물을 50층으로 짓게 해주면 수익이 완전히 달라진다. 여기서 추가로 얻게 된 이익의 60%를 서울시가 받자는 것이다. 실제 강남 GBC(현대자동차그룹의 삼성동비즈니스글로벌센터)의 경우 2조원을 받아냈다.”

지난 2월 3일 오 시장은 성동구 삼표레미콘 현장을 직접 찾았다.

“내가 다시 서울시장으로 돌아와서 성수동 레미콘 공장을 1년 만에 철거하고, 이제 79층 아파트와 53층 업무빌딩이 들어선다. 성수동이 상전벽해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면서 6000억원을 받아냈다. 그 돈으로 창업 허브도 만들고, 교통 체계를 개선했다. 윈윈의 결과를 만든 셈이다. 지금 서울에서 사전협상을 하는 곳만 15곳 정도 된다. 고질적인 숙제를 발전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이런 걸 ‘창의시정’이라고 한다. ‘과거에 없던 새로운 접근법을 가지고, 시민이 기대하지 못하는 새로운 변화의 실마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시스템 디자인이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시도되는 조직을 만드는 게 시스템 디자이너로서 내 역할이라고 정의한다.”

오 시장은 ‘도시경영자’라고 업(業)을 규정했다. 여기서 경영자는 기업의 CEO와 다른 개념인가?

“소유권을 가진 오너는 월급쟁이 CEO와 마음가짐이 다르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는다. 10년 뒤, 30년 뒤 이 기업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에 관심을 둔다. 시장은 오너십, 오너의 마인드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비전을 설정하고,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오너십을 지닌 리더의 진면목이다. 그래야 조직은 움직인다. 가령 ‘우리 부서에서 무엇을 해서 몇 점을 올려야 내년에 싱가포르를 추월할 수 있을까’, 그런 거다.”




“복지는 계층 이동 사다리 올라갈 기회 주는 것”


도시경영에서 브랜드와 디자인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처음 시장이 됐을 때, 안타깝고 황당한 경험을 했다. 우리한테는 서울이 세계의 중심인데, CNN 일기예보 지도에 서울 표시가 없더라. ‘넣어달라’고 요청했더니 ‘돈 내’라고 하더라. CNN이 도쿄를 돈 받고 넣어주진 않았을 것 아닌가. 그때 ‘브랜드 전략을 새로 짜야겠다’고 결심했다. 파리가 프랑스의 이미지를 만들고, 뉴욕이 미국의 브랜드인 것처럼, 서울의 브랜드력이 곧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라 할 수 있다. 삼성 스마트폰이나 현대자동차는 그 자체로 브랜드를 가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기업 제품은 국가 브랜드를 쫓아간다. 이를 위해서라도 서울의 브랜드력을 키워야 한다. 여기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디자인이다.”

“재미가 밥 먹여준다”고도 했다.

“컬처노믹스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서울은 문화·예술·패션·디자인 콘텐트가 풍부한 도시다. 세계인이 K-팝, K-드라마, K-무비를 보고 기대감으로 서울을 방문했는데 ‘와 보니 별로 재미없다. 두 번 올 곳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폭망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을 ‘펀(fun) 시티’로 만들기 위한 공간 디자인, 콘텐트 디자인을 넣었다. 가령 한강변에서 한강 라면을 먹는 것도, 피크닉 세트를 차려놓고 레저 라이프를 즐기는 것도 ‘한강 르네상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강에 반포지구, 뚝섬지구, 여의도 한강공원 등이 없었다면 거기서 라면을 먹는 것이 그렇게 즐거운 경험이었겠나? 이렇게 공간 디자인을 해놓으면 그다음에 콘텐트가 들어온다. (외국인에게 ‘어쩐지 쿨하게’ 보이는) 서울 시민의 라이프 스타일을 파는 것이다.”

글로벌 매력도시와 다른 한 축이 ‘약자와의 동행’이다. 어떤 계기로 시작됐나?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시장 1기 시절, ‘그물망 복지’라는 게 있었다. 약자의 대상을 어르신·장애인·어린이·저소득층으로 나눴고, 문화·환경·경제·일자리 복지로 가로세로 축을 만들어서 촘촘하게 챙기려 했다. 이때는 의무감으로 했다면, 이후 공백기 10년 동안 아프리카 르완다와 중남미 페루에 6개월씩 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곳에 가서 살다 보면,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바뀐다.”

복지에 대한 생각의 틀이 변모했다는 뜻인가?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방법, 길을 알려주는 쪽으로 더 바뀌게 됐다. 그렇게 만들어낸 디딤돌소득, 서울런, 동행식당, 온기창고 등은 ‘약자와의 동행’ 콘셉트에서 나온 것이다. 가령 디딤돌소득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일수록 정부로부터 혜택을 더 많이 받게 되는 식으로 설계된 저소득층 대책이다.”



“민주당은 DDP와 세빛섬의 무형적 가치에 무지”


서울런(learn)은 오 시장의 ‘계층 이동 사다리’ 철학을 담고 있다.

“교육이 첫 번째 탈출구가 될 수 있다. 이른바 ‘일타강사’의 양질 강의를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무료로 듣게 해주자는 것이다. 처음엔 민주당 시의원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공교육이 아니라 왜 사교육을 통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동의하지 않았다. 어렵게 살다 보니 중학교 때 처음 단과학원이란 곳을 가봤는데 진짜 기가 막히게 잘 가르치더라. 그때 사교육의 힘을 느꼈다. 열심히 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계층 이동 사다리로 올라갈 기회가 생기도록 정책화한 것이 바로 서울런이다. 현재 중위소득 60% 이하가 대상인데 80%로 올리려고 애쓰고 있다. 교재비는 서울시가 댄다.”

한강 르네상스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서울시장 오세훈 하면 즉각 떠오르는 이미지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선 DDP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디자인 업그레이드가 가져다주는 도시 브랜드 파워의 향상,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에 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이다. 지금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자연공간인 한강변을 별도로 치면 광화문, 남산N타워 그리고 DDP를 필수 방문공간으로 꼽는다. DDP가 가져오는 유·무형적 가치는 조 단위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이익만으로도 몇 년째 흑자를 내는 효자 시설물이다. 컨벤션 측면에서 가동률 80%면 풀 부킹 상태라 할 수 있다. 내후년까지 예약이 꽉 차 있다. 방문객 숫자가 연 2000만~3000만 명이니 장사도 잘된다. 지난 3년 동안 주변 상권 매출이 25% 정도, 외국인 카드 매출은 650% 늘었다. 〈뉴욕타임스〉는 DDP를 ‘꼭 가봐야 할 세계 명소’로 선정했다. 민주당 사람들은 DDP의 성공이 자기들의 성취로 느껴지지 않으니 허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다만 ‘수도 서울의 랜드마크를 허물자는 이야기는 정상적 판단력이 아니다’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서 다행이다.”

민주당에서는 반포 한강공원의 세빛섬도 실패한 전시행정이라고 공격한다.

“세빛섬은 완성해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물려줬다. 그런데 본인들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불을 끄고 한 3년 장사를 못 하게 했다. 그게 서울시 돈으로 만든 게 아니다. 효성그룹이 약 51% 지분을 가진 민간 컨소시엄의 투자사업이다. 그것을 적자 시설물로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지금은 흑자 나고 돈을 잘 번다. 한강의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되지 않았나? 지금 효성 컨소시엄에서 다른 기업으로 팔리기 직전이다. 흑자가 나니까 그 근처를 개발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면 또 한 번 도약하게 된다. 그러면 공간 마케팅이 가능한 장소가 또 하나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시의 광화문 ‘감사의 정원’ 사업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지금 공정률이 50% 정도 된다. 광화문광장은 국가 상징 공간이다. 세종대왕 동상은 애민정신, 이순신 장군 동상은 호국정신의 상징물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와 민주를 상징할 만한 공간은 없다. 조선 시대만 있어서 처음에 태극기를 구상했다. 하지만 태극기가 특정 진영을 상징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꽤 있더라. 그래서 공모를 거쳐서 ‘받들어 총’ 자세를 형상화한 4만 명의 유엔군 전사자들 조형물을 선정한 것이다. ㄴ자 형으로 6m 높이의 돌기둥 23개(한국전쟁 참전국 22개국+우리나라)다. 시 의회에서 통과돼 예산도 마련하고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 중인데 총리라는 사람이 갑자기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자기네 가치 체계와 안 맞는다면서 찾아낸 구실이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대응할 방침인가?

“도로 가운데 광화문광장을 조성할 때에도 국토부가 절차로 문제 삼은 적이 없었다. 그거에 비하면 지금은 100분의 1 비중도 안 된다. 내가 어제 기자간담회 때 ‘요즘엔 민간인도 그런 부당한 행정행위에는 저항한다’고 말했다. 백번 양보해서 절차 위반이라 해도 도로법 시행령 하부 규정이다. 이를 못 지키면 ‘그럼 지금부터 그 절차를 지키라’고 하면 된다. 이를 행정용어로 ‘하자의 치유’라고 한다. 경미한 사안을 가지고 공사를 중지하라는 게 합리적 주장인가? 더구나 그 미미한 절차에 대한 인·허가권자는 서울시장이다. 서울시장이 그 절차를 보완해서 하면 될 일이지 공사를 중단할 일은 아니다. ‘저항권’을 행사할 것이다.”


유년기 가난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삼양동 판자촌을 벗어날 수 있었던 동력은 교육이었다. 이 경험은 훗날 ‘서울런’을 탄생시켰다. [사진 오세훈 서울시장]


“李 정부와 민주당의 ‘실패 프레임’ 치졸하다”

종묘 맞은편의 세운상가 재개발 이슈를 놓고도 서울시와 이재명 정부는 갈등 중이다.

“(시장 집무실 스크린에 틀어놓은 낙후된 세운상가 일대의 사진 슬라이드를 가리키며) 저걸 그대로 두라는 이야기인가? (건물을 올리면 종묘 경관을 해친다는 반대파의 지적에 대해선) 우리가 그린 시뮬레이션이 정상적이다. 저 사람들의 시뮬레이션이 오히려 조작됐다. 하도 억울해서 애드벌룬을 띄웠다. 우리가 만든 시뮬레이션이 맞는다는 게 입증됐다. 국가유산청에 현장에 같이 가자고 해도 피한다. 이미 논쟁이 끝났다. 우리 시뮬레이션대로라면 종묘 정전에 미치는 경관상의 위압감은 전혀 없음이 입증됐다.”

한강버스를 두고도 공방이 첨예했다.

“행안부 공무원을 보내서 120가지 하자를 찾아낸다. 선착장 쓰레기통이 어디 있느냐 같은 지엽적인 것을 찾아내서 시정명령을 내린다. 마치 한강버스가 120가지나 위반한 것처럼 만드니 치졸하기 이를 데 없다. 어느 나라도 큰 강에서 배가 다니면 그 정도의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나는 1년이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한강버스가 다닌 직후라서 잔 고장이 나는 건 사실이다. 대형 선박의 경우 우리나라가 조선(造船) 선진국이지만, 중소형 선박은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해 썼다. 이번에 12척을 우리가 주문한 것이 처음(국내 제작)이라고 들었다. 시민이 이런 걸 잘 모르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반대 진영에선 어떻게든 ‘실패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가 있지 않겠나?

“그렇다. 프레임 전쟁이다. 서울 시정을 훼방 놓겠다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실패작으로 만들어 놓겠다는 모습이 지금 이 정권의 민낯이다. (6월 선거에서) 서울시장을 가져가기 위한 무리한 시도라고 본다.”

월간중앙 1월호 인터뷰에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수동 발전을 자신의 라이프워크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수장으로서 오 시장도 할 말이 있을 듯하다.

“성수동에 관해선 아마 정 구청장도 부인 못 할 것이다. 무슨 이야기냐면, 성수전략정비구역 1·2·3·4 지구를 2011년 1월(오 시장 재임기) 지정했다. 갤러리아 포레부터 광진구 경계까지의 한강변 재개발 사업이다. 하지만 이후 박원순 시장이 들어와서 ‘35층 룰(35층을 넘는 건물을 못 짓게 막는)’을 제안하면서 포기하게 됐다. 그렇게 (박 시장 임기) 10년 동안 스톱 상태였고, 도합 15년째 거의 진전이 안 됐다. 사정이 이런데 정 구청장이 마치 자기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데 진전이 안 된 것처럼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정원오 구청장, 박원순 시장 두 분의 실책 때문에 생긴 일이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스토리에 대해서도 성동구청과 결이 다른 오 시장의 입장을 듣고 싶다.

“삼표레미콘과 현대제철이 사돈지간이다. 현대제철 대주주가 현대차그룹이다. 당초 삼표레미콘을 내보내고 현대차그룹이 110층짜리 사옥을 지을 생각이었다. 용도지역을 1종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바꿔주면 가능해진다. 그러면 5만~1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었다. 하지만 박 시장이 들어와서 35층으로 제한하는 바람에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전 부지를 샀고, 거기다 새 사옥을 짓고 있다. 만약 그때 삼표레미콘 부지에 짓게 하고 공공기여금 2조원을 받아냈으면 지금 성동구 전체가 어떻게 바뀌었겠나? 이에 대해 정원오 구청장은 침묵하고 있다. 박 시장이 ‘35층 룰’을 만들었을 때 ‘전임 오 시장이 110층까지 해준다고 했던 약속 지켜주세요’라고 했으면 관철할 수도 있었다. 그걸 못 하고서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을) 자기가 했다고 하나? 그분이 한 건 동네 주민들 서명받은 것밖에 없다.”

현재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급부상하는 것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도입하는 등, ‘일 잘하는 행정가’ 이미지를 구축한 데 기인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게 뭔가? 그 장소의 상권이 살아나서 건물주가 임차인들에게 임대료를 많이 요구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그러면 대부분 쫓겨난다. 이를 막는 것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다. 본인이 구청장 되자마자 이 조례를 만들었다는 건 무슨 뜻인가? 이미 임대료가 급등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도 임대료가 많이 올랐으니 성공한 조례도 아니지만, 방지 조례를 만들 정도면 그곳 상권은 이미 상당히 살아났다고 봐야 한다.”




“정원오 구청장, 서울시가 만든 운동장에서 뛴 것”


왜 성수동이 유독 활성화될 수 있었을까?

“일단 (이명박 시장 때 만든) 서울숲이다. 카페나 식당에 주말 유동 인구를 몇만 명씩 계속 공급한다. 여기다 내가 시장 때 마련했던 IT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 지정으로 IT기업, 디자인기업, 콘텐트기업, 패션기업들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800%까지 줬다. 세제 혜택도 있었으니 당연히 지식산업센터가 몰렸다. 정 구청장 이전에 이미 20개 정도가 들어갔다. 성수동에서 20~30대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창출되며 주중에도 기본 수요층이 형성됐다. 여기다 대림창고, 어니언 성수 같은 트렌드 카페들이 들어서며 ‘힙 플레이스’가 되는 데 영향을 끼쳤다. 수요층이 없으면 카페가 어떻게 들어가겠나? 정 구청장이 한 일도 있을 것이다. 없다고 하지 않겠나. 그러나 서울시가 만들어준 운동장에서 뛰놀았던 건 사실이다. 정 구청장이 그 정도는 인정해야 솔직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측은 “2008년 준공업지역 용도 규제 완화, 2009년 한강변 전략정비구역 지정과 산업뉴타운 추진, 2010년 성수 IT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 지정이 오 시장 임기 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표레미콘 부지를 세계적인 IT·미디어·문화 사업이 모이는 기반으로 만들기 위해 성수 준공업지역 전체를 IT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로 확대하는 절차를 2025년 12월부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준 월간중앙 취재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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