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인 올림픽. 긴장했지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피겨스케이팅 이해인(21·고려대)이 깔끔한 연기를 펼치며 시즌 최고점을 기록했다. '카르멘'으로 유명한 카타리나 비트(독일) 앞에서 새로운 '카르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이해인은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61점, 표현점수(PCS) 32.46점을 획득, 합계 70.07점을 받았다. 9위에 오른 이해인은 29명 중 24명이 나서는 프리스케이팅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해인은 이날 자신의 강점인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세 번의 점프를 모두 안정적으로 뛰었고, 구성요소들도 모두 레벨4로 평가받았다.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컴비네이션 점프에서 구성점수(GOE) 감점이 된 걸 제외하면 모든 연기에서 가점을 받았다. 유독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을 또 한 번 보여줬다.
덕분에 올해 1월 기록한 쇼트프로그램 최고점(67.06점)을 넘어 70점대를 기록했다. 이해인은 "긴장을 많이 했다. 첫 번째 올림픽이다 보니 어떤 느낌일까 생각도 많이 했고, 긴장도 많이 했다. 쇼트프로그램을 잘 마쳐서 기쁘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보완할 점들을 빠짐없이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해인은 "마지막으로 쇼트프로그램에서 70점을 넘긴 게 2년 정도(2024년 세계선수권, 73.55점) 됐다. 그때 이후로 발전되는 모습을 못 보여드려서 아쉬웠다. 시즌 최고점을 세워 많이 기뻤다"고 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차준환을 비롯한 동료 선수들이 찾아와 많이 응원했다. 이해인은 "오늘 아침에 차준환 선수가 신지아 선수와 같이 연습하고 있을 때 응원하러 왔다. 너무 감사했고, 다른 종목 선수들도 응원해주셔서 힘이 났다. 즐기면서 하라고 했는데 너무 많이 떨었다. 웃음. 프리 때는 즐길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1984·1988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2연패를 달성한 비트도 이날 경기장을 찾아 김재열 국제빙상연맹(ISU) 회장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88 올림픽에서 전설적인 '카르멘' 연기를 펼친 그는 이해인의 프리스케이팅 '카르멘'을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해인은 "그 영상을 오늘 봤다. 영광이었다. 비록 다른 캐릭터의 카르멘이지만 '이런 카르멘도 연기할 수 있구나'란 생각을 하실 수 있도록 저만의 카르멘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