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친문(친문재인)계인 현역 단체장끼리 과연 손을 잡을 것인지, 민형배 의원과 도전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광주·전남 행정통합특별법안이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며 6·3 지방선거 첫 통합 시장 선출이 유력해진 가운데, 민주당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각각 청와대 정무수석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강기정 광주 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를 두고 한 말이었다.
광주·전남 통합 논의는 지난해 12월 30일 강 시장과 김 지사가 의기투합하며 급물살을 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드라이브를 건 데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를 당론으로 수용하면서 광역단체 통합은 두 현역 단체장도 거부하기 어려운 물결이 됐다. 지난달 9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광주·전남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통합을 전제로 재정 지원 확대, 공공기관 이전, 산업 및 기업 유치 지원 등을 약속했다.
광주·전남 지역 정가를 잘 아는 민주당 인사는 “당 안팎의 여론이 썩 좋지 못한 두 사람 입장에선 통합에 앞장서 판을 흔들어야 한 사람에게라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친명 민형배 의원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KBS광주·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8~9일 광주·전남 성인 1609명 대상 무선전화면접)에 따르면 ‘민주당 통합단체장 후보 적합도’는 민형배 의원 21%, 김 지사는 19%로 오차범위(±2.4%포인트) 안에서 접전을 벌였다. 강기정 광주시장(9%), 신정훈·주철현 의원(각 8%) 등이 뒤를 이었다. KBC광주방송·리서치뷰 조사(지난 2~3일 광주·전남 성인 1000명 대상 무선ARS)에서도 민 의원 19%, 김 지사 18.6%로 박빙이었다.
남은 건 경선 후보 간 합종연횡과 부동층의 향배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형배 의원, 김영록 지사는 각각 홈그라운드인 광주, 전남에서 지지율이 높다”면서 “오차범위 접전이 계속되면, 경선 과정에서 다른 지역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 후보와 단일화 여부가 변수다. 비명 친문인 두 현역 단체장이 손을 잡는다면, 상대적으로 친명(친이재명) 후보인 민 의원도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BS광주 조사에 따르면 광주에선 후보 선호도가 민형배(30%), 강기정(15%), 김영록(13%) 순이었지만, 전남에선 김영록(24%), 민형배(14%), 신정훈(11%) 순이었다. 또 KBC광주방송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1%가 답변을 유보했고, KBS광주 조사에서는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15%에 달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 실장은 전남 무안 출신으로 광주에서 고등학교(대동고)를 졸업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 국가 AI(인공지능) 컴퓨팅센터 유치 과정 등을 김 실장이 주도했다고 평가한다. 여권 관계자는 “지역 사회에선 전략 공천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들었지만, 실제 출마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합당 논의가 중단된 조국혁신당에선 광주시당위원장인 서왕진 원내대표가 통합 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서 원내대표는 4일 ‘전남광주특별시 설치 및 미래전환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에선 이정현 전 의원의 출마가 거론됐지만, 이 전 의원은 지난 12일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됐다. 이 전 의원은 “출마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지역 일정을 두루 다녔지만, 당부터 살려놓고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합 시장 후보로 안태욱 광주시당위원장,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이 있고 젊은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