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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암' 아닙니다…남성암 1위, 완치 어려운 결정적 이유

중앙일보

2026.02.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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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이 점차 늘면서 남성 암 1위가 됐다. 사진 셔터스톡
긴 설 연휴,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 빠지지 않는 주제가 ‘건강’입니다. 특히 건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가 바로 사망 원인 1위인 ‘암(癌)’입니다. 영유아기부터 노인기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내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이자 최대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도움말을 받아 명절 기간 살펴볼 5개 암의 예방·치료법 등을 연재합니다. 다섯번째는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말하는 전립선암입니다.

몇달 전부터 소변 줄기가 약해졌다. 밤엔 두세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잠에서 깨긴 했어도 별다른 통증은 없었다.

"나이 들면 다들 그래"라는 말을 자주 들었던 터라 걱정하진 않았다. 해마다 건강검진으로 혈액검사를 하고, 위·대장내시경도 주기적으로 받아왔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국가 암 검진에 포함되지 않아 검사받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올해 들어 뒤늦게 전립선 혈액검사를 했다.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와 전립선 MRI(자기공명영상)와 조직검사로 이어졌다. 그렇게 받아든 진단은 생각지도 못 한 전립선암. 암 덩어리가 전립선 피막까지 침범한 3기로 의심된다는 소견이었다. 64세 남성 김모씨 이야기다.
전립선암이 처음으로 남성암 발생 1위에 올랐다. 최근 공개된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 환자는 2만2640명으로, 전체 남성암의 15%를 차지했다. 그동안 줄곧 1위를 지켜온 폐암(14.5%)을 앞지른 것이다.

폐암·위암 등을 제친 전립선암의 순위가 국제적으론 놀랄 일은 아니다.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에선 1위 자리를 차지한 지 오래다. 한국도 빨라진 고령화, 식생활 변화 등으로 자연스레 흐름을 따라가는 셈이다.



주된 증상은

방광 아래쪽에 있는 전립선은 요도 시작 부위를 둘러싼 남성 생식기관이다. 정액 일부를 생성하는데, 위치상 배뇨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립선암 발병 초기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환자 스스로 이상을 느끼기 어려운 편이다. 다만 전립선에 비대증이 생기거나 암이 진행되면 요도가 압박되면서 배뇨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끊기기도 하고, 잔뇨감·야간뇨 등도 발생한다.

전립선암이 더 진행돼 주변 신경이나 조직을 침범할 때엔 혈뇨나 사정 시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다른 곳으로 전이되면 뼈 전이에 따른 통증·골절, 척수 압박으로 인한 마비 등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증세는 전립선암만의 '시그널'은 아니다. 그래서 증상 유무만으로 전립선암을 판단하는 게 적절치 않다.
전립선암 모식도. 자료 서울아산병원


조기 발견 왜 어렵나

전립선암을 두고 대개 '순한 암'이라는 속설이 퍼져 있다. 하지만 3기 이상 진행된 전립선암의 예후는 속설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이러한 환자가 상당수다. 국내 전립선암 환자 대상 연구에서 약 50%는 3기 이상에서 진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엔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암에 걸렸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전립선암 검사는 아직 국가 암 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위·간·대장·폐 등 다른 주요 암보다 조기 발견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다. 실제로 50대 이상 남성 10명 중 8명은 전립선암 검사 주기·방법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전반적인 인식 수준이 다른 암보다 낮다는 걸 보여준다.

결국 증상이 나타난 이후의 전립선암은 3기 이상인 경우가 많아 완치가 어려워진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로 조기 진단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전립선암 병기별 특징. 자료 서울아산병원


치료 방법은

전립선암 치료 목표와 접근 방식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병기, 전이 여부, 나이 등 개인별 맞춤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전이가 없다면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걸 목표로 하는 치료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방법은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인데, 최근엔 로봇 수술 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로봇 수술은 시야를 확대하고 신경·혈관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수술 후 요실금, 성 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을 줄이고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방사선 치료는 수술이 어렵거나 재발 위험이 큰 진행성 전립선암, 림프절 전이가 이뤄진 환자에게 주된 방법으로 고려된다. 호르몬 치료는 남성 호르몬을 억제해 암 성장을 늦추는 방법이다. 이는 진행성 전립선암 치료의 기본이다. 필요하면 호르몬·방사선 치료가 병행되거나 다른 약물 치료도 함께 이뤄지기도 한다.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원인과 예방법은

전립선암의 원인은 대다수 암이 그렇듯 복합적이다. 다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유전성과 가족력이다.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집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발병 가능성이 8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고기 중심의 고지방 식사 습관도 전립선암 위험을 키운다. 최근 서구화된 식단이 늘면서 암 발병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당뇨·고혈압 같은 기저질환도 암 발병과 연관성이 크다. 다만 전립선 비대는 암으로 진행하진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전립선암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생활 습관 관리로 암 가능성을 낮출 순 있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 육류를 완전히 끊지 않더라도 쇠고기·돼지고기ㆍ치킨·피자 섭취를 줄이고, 올리브유·들기름 같은 식물성 지방을 먹는 게 도움이 된다.

담배를 끊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연구에서 흡연이 악성도 높은 전립선암과 관련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암 병기가 진행되기 전 조기 발견하기 위해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증상이 없어도 연 1회 PSA 검사(전립선암 선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가족력이 있다면 40세부터 검사를 받으면서 관심 갖고 챙겨야 한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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