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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오리만 잡았다… '12·29 제주항공 참사' 부실검증 논란

중앙일보

2026.02.17 17:42 2026.02.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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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무안국제공항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기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직후 관계 당국이 실시한 ‘조류 충돌 위험성 평가’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종이 아닌 다른 조류를 대상으로, 그것도 시기적으로 맞지 않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가 한국환경생태연구소에 의뢰해 작성한 ‘무안공항 조류활동 조사분석 및 조류충돌 위험성 평가’ 보고서는 참사 당시 엔진에서 혈흔이 확인된 겨울 철새 ‘가창오리’가 아니라 사계절 텃새 ‘흰뺨검둥오리’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앞서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사고 기체 엔진에서는 가창오리 혈흔이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조사는 가창오리가 번식지인 시베리아로 이동하기 시작한 이듬해 3월 말부터 약 넉 달간 진행됐다. 연구진은 가창오리 대신 흰뺨검둥오리 10마리를 포획해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이동 경로와 활동 패턴을 분석했다고 한다.

문제는 두 종의 생태적 특성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흰뺨검둥오리는 주행성으로, 크기 약 60㎝, 무게 1㎏ 안팎이다. 반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 가창오리는 야행성이며 크기 약 40㎝, 무게 0.5㎏ 안팎으로 더 작고 비행 속도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직속 여객기 참사 특별수사단은 해당 보고서를 포함해 1만여 쪽에 이르는 수사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등 공항 시설 결함 여부뿐 아니라 참사 원인 조사 과정 전반에 미비점은 없었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별수사단은 지난 11일 유가족협의회와 면담하며 90일 이내 수사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45명에 대해서는 중대시민재해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필요한 자료는 모두 보고 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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