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규제 피해 플로리다로…실리콘밸리 떠난지 6년만에 또 이전
콜로라도, 올 하반기 AI 규제법 시행…반(反)ICE 시위도 영향 준듯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가 본사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전했다.
2020년 실리콘밸리를 떠나 덴버로 옮긴 지 6년 만의 재이전이다.
팔란티어는 1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본사를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옮겼다"고 짤막하게 공지했다.
구체적인 이전 사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AI 규제를 피하고 세제 혜택을 보기 위해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로 이전하는 흐름에 동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콜로라도주는 지난 2024년 알고리즘 차별 등을 금지하는 미국 최초의 AI 규제법을 통과시켜 올해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주(州)별 AI 규제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서 이 법을 특별히 지목해 "'알고리즘 차별'을 금지하는 콜로라도주의 새 법은 AI 모델이 '차별적 대우나 영향'을 피하기 위해 허위 결과를 생성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법은 이민 당국이나 군 당국 등 미국 정부에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팔란티어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팔란티어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 활동을 돕는다는 점을 문제 삼아 덴버 본사에서 시위가 이어지는 등 '정치적 불화'도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플로리다주로 이전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덴버비즈니스저널과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4년 전인 지난 2022년 실리콘밸리에서 콜로라도로 이주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실리콘밸리는 애국심이 부족하고 '깨어있는(Woke) 군중'들이 팔란티어를 그곳에서 떠나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카프 CEO는 실리콘밸리와 대조적인 모습으로 콜로라도를 언급하면서 "매우 건전하고 쾌적한 곳"이라고 상찬했지만, 결국 콜로라도에서도 군중들의 시위 끝에 떠나게 된 셈이다.
그는 이달 초 실적발표 당시 주주 서한에서 ICE 단속에 자사 AI 도구가 활용되는 데 대한 비판에 대해 도리어 "정부가 팔란티어 도구를 더 많이 쓰도록 해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플로리다주가 낮은 세금 등을 바탕으로 주요 기술기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도 팔란티어 본사 이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 이사회 의장도 캘리포니아주에서 추진되는 이른바 '억만장자세'를 피해 마이애미로 거점을 옮기고, 자신의 투자사 사무실도 마이애미에 개소한 바 있다.
갑작스러운 팔란티어의 본사 이전에 대해 덴버시(市)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마이크 존스턴 덴버시장은 대변인을 통한 메시지를 통해 "팔란티어의 덴버 철수 결정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전했다.
한편, 팔란티어의 지난해 미국 정부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18억5천500만 달러(약 2조6천800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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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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