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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명운 건 승부 키워드는 ‘부동산’ ‘내란 청산’ [월간중앙]

중앙일보

2026.02.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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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풍향계] 6·3 지방선거 3대 관전 포인트

‘내란 심판’으로 지방 싹쓸이 나선 민주, ‘정권 심판’ 겨냥한 국힘
제3지대 수도권·호남서 파란 예고…대권 잠룡들의 각축전도 시작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022년 5월 27일 부산 남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대연제6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에 치러지는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일꾼을 뽑는 자리를 넘어, 현 정권에 대한 엄중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 짙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이재명 정부는 강력한 국정 동력을 유지할 수도, 자칫 동력을 잃고 표류할 수도 있다. 여야가 한 치 물러섬도 없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벼르며 전열을 가다듬는 이유다.

현재 정국 분위기는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게 형성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2~4일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5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직전 조사보다 4%p 상승한 63%를 기록했다. 정당별 지지도 또한 민주당이 41%, 국민의힘이 22%로, 이른바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특히 지방선거의 성격을 두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52%에 달했지만,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이용 전화 면접, 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 15.9%.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거대 양당 ‘운명의 프레임’ 전쟁

이처럼 고조된 분위기를 등에 업은 민주당은 내심 대구·경북(TK) 지역을 제외한 전국 석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별세한 이해찬 전 총리의 ‘20년 장기 집권 플랜’을 이어간다는 강력한 동기 부여는 민주당에 긍정적 요소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승리함으로써 입법과 행정, 그리고 지방 권력까지 독식하겠다는 심산(心算)이다.

정청래 지도부가 판단하는 지방선거 승리의 핵심 열쇠는 ‘내란 심판론’이다. 지난 1월 16일, 민주당이 주도한 2차 종합특검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 해병)’ 수사를 넘겨받은 2차 종합특검팀의 수사 기간은 최장 170일에 달한다. 타임라인을 짚어보면 특검 정국은 오는 7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본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인 5월경에는 수사 결과 발표나 핵심 인물 소환이 집중될 전망이다. 만약 이때까지 내란 심판론이 강고한 지지를 유지한다면, 민주당은 선거전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선거의 3대 요소인 인물·구도·바람 중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바람’이 선거 직전 민주당을 향해 거세게 불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5월까지 고심을 거듭하던 중도층의 마음을 민주당 쪽으로 기울게 하는 결정적 트리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내란 심판론이 역설적으로 민주당에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돌아올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미 역사의 선례를 통해 이를 목격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집요하게 이어졌던 적폐 청산 드라이브의 피로감이 쌓인 끝에 결국 민심 이반이라는 부메랑이 여권을 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정국 혼란 속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시작부터 강도 높은 적폐 청산을 선언했다. 모든 정부 부처와 기관에서 국정 농단 세력 척결작업이 대대적으로 전개됐다. 집권 1년 차에는 국정 지지율이 80%를 상회할 만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임기 내내 이어진 사정 정국은 국민에게 피로감을 안겼다.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과거의 과오에만 집착하는 정부·여당의 태도에 중도층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적폐 청산이라는 도덕적 우위를 무색하게 만든 고위 공직자들의 ‘똘똘한 한 채’ 논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로남불’ 파동 등이 겹치며 민심은 급격히 냉각됐다.

그 결과, 민주당은 20대 대선에서 ‘공정’의 가치를 내세운 윤석열 후보에게 무릎을 꿇으며 5년 만에 정권을 내주게 된다. 정치가 역사의 반복이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은 ‘정권 실정론’과 ‘독재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반격을 꾀하고 있다. 설 연휴 직전 진행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러한 기조는 선명하게 드러났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부동산 정책과 관세 문제 등 다룰 현안이 너무나 많다”며 민주당의 공천 헌금 의혹과 통일교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쌍특검’ 필요성을 강하게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1월 15일 청와대 세종홀에서 열리는 수석·보좌관 회의에 입장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충남지사 출마설이 제기된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역사는 반복될까… ‘적폐 청산’ 기시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전통적 취약한 고리인 부동산을 반격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관세 무능을 가리려는 ‘부동산 호통쇼’가 눈물겹다”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연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쏟아내는 이재명 대통령을 정조준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부동산 이슈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노무현·문재인 정부가 남긴 실패의 낙인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경우 28차례에 달하는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안정에 실패했던 기억은 여전히 대중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다. 다주택자를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면서도 정책 입안자들이 정작 자신들의 주택은 처분하지 않았던 ‘내로남불’은 공정의 가치와 주택 문제에 민감한 2030 세대의 공분을 불러왔고, 결국 정권 교체의 결정적 빌미가 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당시의 실패를 고스란히 답습하는 ‘문재인 정부 시즌2’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정권 핵심 참모 중 상당수가 강남 3구에 터를 잡았거나 다주택자, 상가 건물주인 자산가들”이라며 “국민을 기만하는 내로남불의 정점을 찍고 있다”고 일갈했다.

국민의힘이 내세우는 또 다른 축은 ‘독재 심판론’이다. 이는 민주당의 내란 심판론에 대응하는 맞불 작전이다. 야당과 합의 없이 처리되는 법안 통과를 ‘의회 독재’, 대장동 및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를 ‘방탄 독재’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위례 사건 항소 포기 직후 “대장동에서 위례로 이어지는 무죄 확정의 흐름은 결국 대통령 개인의 사법적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만 작동하고 있다”며 “이것이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인지, 아니면 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탄인지, 검찰은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이번 지방선거의 구도를 ‘민주 대 반민주’에서 ‘독재 대 반독재’로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은 이번 선거에 정치적 명운이 걸려 있다. 특히 이번 6·3 지방선거가 잠룡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당선될 시 정치적 선택지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번 민선 9기 임기가 차기 대선이 치러지는 2030년과 맞물려 있어, 보장된 기간 동안 행정 성과를 극대화한 뒤 대권으로 직행할 수 있다. 혹은 2028년 총선을 통해 중앙 정치 무대로 복귀하는, 이른바 ‘이재명식 대권 가도’를 따를 수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쳐 국회에 입성한 뒤 대권에 성공한 바 있다.

‘포스트 이재명’은 누구? 지방선거에 명운 건 잠룡들

여권 내에서는 ‘포스트 이재명’을 꿈꾸는 유력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 중인 박용진 전 의원, 경기지사 재선을 노리는 김동연 지사와 이에 도전장을 내밀 채비를 하는 추미애 전 장관, 충남지사 출마설이 도는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거론된다. 또 대구시장 후보 차출설이 도는 김부겸 전 총리와 경남지사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는 김경수 전 지사, 부산시장 출격이 유력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강원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범여권으로 시선을 넓히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행보가 단연 화제의 중심이다. 그는 지난 2월 5일 고향인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제 출마 여부는 3월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가 결단을 3월로 미룬 배경에는 여러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은 3월 5일이다. 이때쯤 전재수 전 장관이 부산시장에 출마해 그 지역구인 부산 북갑이 공석이 될 경우, 조 대표는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월 8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3월 결단’, 조국은 어디를 선택할까?

야권에서도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출사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국민의힘 진영에서는 현직 오세훈 시장이 ‘최초의 5선 서울시장’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는 가운데,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 헤비급 인사들의 참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반면, 한동훈 전 대표는 스텝이 조금 꼬였다. 최근 당 윤리위에서 제명돼 향후 5년간 국민의힘 간판으로 출마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장동혁 지도부가 제명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선거에 나서려면 ‘무소속’이라는 험로를 택해야 한다.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무소속 출마가 주는 정치적 부담은 상당하다. 이에 따라 직접 출마보다는 오세훈 시장 등 비윤계 후보들의 유세를 측면 지원하며 세력을 확장하는 ‘구단주’ 혹은 ‘킹메이커’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월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만약 한 전 대표가 선거에 직접 등판한다면 기존에 거론됐던 서울시장, 인천 계양을 등이 아닌 영남 지역 보궐선거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마침 추경호(대구 달성), 주호영(대구 수성갑), 최은석(대구 동·군위갑), 유영하(대구 달서갑) 의원 등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어 보궐선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 의원은 지난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전 대표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있다”며 “최근 많이 나오는 얘기가 영남권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해 진짜 보수가 누구인지를 가려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선거 지형은 제3지대에 유독 가혹했다. 정치사를 들여다보면, 제3지대에서 성공했던 정당은 손에 꼽힌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호남 의석 다수를 차지하는 데 성공한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원내 50석을 확보한 김종필 총재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정도다. 그마저도 총선에 국한됐다. 지방선거로 범위를 좁히면 제1회(1995년) 지방선거와 제2회(1998년) 지방선거에서 충청 지역 광역단체장을 배출한 자민련이 유일하다시피 하다.

지방선거는 ‘인물’뿐만 아니라 강력한 ‘지역적 거점’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 이 때문에 거대 양당이 영남-호남을 꿰차고 있는 상황에서 제3지대 정당은 발붙일 곳이 마땅찮은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방선거는 제3지대 정당의 자생력을 증명할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지방선거는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등이 단순한 찻잔 속 태풍을 넘어 대안 정당으로서 뿌리내릴 수 있을지를 가늠해보는 테스트베드가 될 전망이다.

조국혁신당은 과거 국민의당이 그러했듯 ‘호남 상륙작전’을 통해 민주당 일당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겠다는 포부다. 호남에서 광역 및 기초단체장 당선자 배출을 노리고 있다. 광주광역시가 고향인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의 광주시장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혁신당 소속 명창환 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는 여수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2월 9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광주가 고향인 서왕진 원내대표는 광주시장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 지형상 민주당 후보들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과 민주당-혁신당 합당 실패에 따른 다자 대결 구도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따른 초대 통합특별시장 선거가 가시화된 가운데 후보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혁신당 합당이 사실상 물 건너가 민주당 경선이 바로 본선이었던 기존 구도가 무너졌다. 민주당과 혁신당, 무소속까지 가세한 다자 본선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단일화 여부에 따라 혁신당 또는 무소속 후보도 충분히 당선을 노려볼 수 있는 정치 지형이 마련된 것이다.

제3지대 정당에 잔혹했던 지방선거史

한편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대국민 정치 실험에 나섰다. ‘3무(無, 기탁금·로비·비효율) 공천’을 통해 양질의 청년·신인 정치인들을 다수 출마시킨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기초의원 선거구 400여 곳 모두에 후보자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혁신당에서는 누구나 99만원이면 출마할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과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의 실질적인 대체재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을 단호히 일축하며 독자 노선을 천명했다. 국민의힘이 대구·경북(TK)에 집착할 때 특정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적인 대안 정당이 되겠다는 것이다. 결국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며 중도·무당층을 흡수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이자 경기도, 2026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침 거대 양당은 내홍 진화에 정신이 없는 상태다. 민주당은 ‘덧셈 정치(혁신당과의 합당)’에, 국민의힘은 ‘뺄셈 정치(한동훈 전 대표 제명)’에 발목이 잡혔다. 지방선거를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정치권을 향해 유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냉소를 짓고 있다. 오는 6월 3일, 유권자들은 과연 어느 정당 쪽으로 민심의 풍향계를 고정할 것인가. 민생을 갈망하는 국민의 선택이 이제 머지않았다.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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