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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장 경쟁력은 ‘관절’

중앙일보

2026.02.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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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의 승부처로 ‘관절(액추에이터·actuator)’이 급부상하고 있다. 사람처럼 걷고, 잡고, 균형을 잡는 휴머노이드 특성상 정밀한 관절 제어 성능이 제품 완성도와 상용화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로봇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액추에이터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 센서 등을 결합해 회전과 직선 운동을 만드는 구동 장치로, 로봇의 손가락과 팔다리를 정확하게 움직이게 한다.

최근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사진)를 선보인 LG전자는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악시움’을 새로 출범했다. 외부 기업 수주까지 고려해, 생활가전(HS)사업본부 산하 부품솔루션사업부에서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액추에이터 공급사로 선정되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공급망에 합류했다. 2028년 아틀라스 3만대 양산 일정을 앞두고 현대모비스의 대량 생산 경험과 품질 관리 역량을 활용하겠단 구상이다. 삼성전기 역시 노르웨이 초소형 고성능 전기모터 제조사 알바인더스트리즈에 투자하며 액추에이터 산업에 진출했다.

액추에이터 산업에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관절 구성에 따라 다양한 액추에이터가 필요한 만큼, 다품종 소량생산 환경에서도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대기업의 제조 역량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도 쏠쏠하다.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원가(BOM)에서 액추에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60%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밸류에이츠는 글로벌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 시장이 2031년 98억6000만 달러(약 14조5000억원)로 급증할 것으로 봤다. 미국이 로봇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분위기도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영옥 기자
다만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한국 로봇 소재·부품의 국산화율은 40%대에 그친다. 아틀라스와 클로이드 시제품에도 외국산 액추에이터가 적용됐다. 국내 기업들은 기어 사이의 미세한 틈인 ‘백래시’를 최소화하는 초정밀 가공 능력, 고하중에서도 마모를 견디는 특수 열처리 소재 노하우 등 ‘기초 체력’에서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즈(일본), 나브테스코(일본), 맥슨모터(스위스), 비텐슈타인(독일) 등 해외 선두 기업들과 격차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로봇 시장이 성장하려면 액추에이터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다양한 로봇 제조사와의 협력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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