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다시 들썩이면서 대출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마저 연 4%를 넘어선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규 대출자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떤 게 더 유리할까.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 13일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3~5.73%다. 같은 기간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연 4.36~6.44%)는 이보다 하단과 상단이 각각 0.53%포인트, 0.71%포인트 높다.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 구간이 변동금리 상품보다 낮았던 지난해와는 다른 흐름이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1월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는 고정형 4.26%, 변동형 4.34%로, 고정형 금리가 낮았고, 6월(3.92%·3.99%)과 12월(4.22%·4.32%)에도 같은 양상이었다.
지난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주담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았던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정부가 고정금리 확대를 유도하면서 은행들이 고정형 상품의 가산금리를 낮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5년물) 금리가 올랐다. 이에 따라 고정금리 상승 속도도 빨라졌다. 반면 변동금리는 예·적금 등 은행의 조달금리를 반영해 산출되는 코픽스(COFIX)를 따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 폭이 제한됐다. 시장금리 상황 반영 시점의 차이도 있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는 매일 반영되는 반면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는 한 달 주기로 수신금리 상황을 따라간다.
예비 대출자가 고정형과 변동형 갈림길에서 먼저 살펴봐야 할 신호는 기준금리 방향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약해졌지만, 현 수준에서 동결 기조가 이어질지 인상으로 방향을 틀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여기에 미국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의 통화정책 기조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방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단기적으로 변동형 주담대를 선택한 뒤, 추후 상황을 보면서 고정형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유리하다. 현재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고정형보다 낮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에선 변동형에서 고정형으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기도 한다.
대신 주의할 점이 있다. 기존 대출자가 변동형 주담대를 고정형으로 갈아탈 때는 금리 수준만큼 중요한 변수가 대출 한도다. 대환대출 역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금리 변동의 미래 위험을 반영해 적용하는 ‘스트레스 DSR’에서는 금리 유형에 따라 가산금리가 차등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변동형보다 고정형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가 낮아 한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요즘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낮은 금리보다 대출 한도를 따지는 대출자들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장기 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 민간 금융기관의 30년 만기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 출시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는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지만 최근 정부 정책 방향을 고려하면 고정금리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며 “차주의 상환 능력과 주택 보유 계획을 함께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