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트댄스의 새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모델 ‘시댄스’가 미국 할리우드 등 영화·영상업계에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다. 단 두세 줄의 명령어 만으로 고품질 영상을 만들어 저작권 논란은 물론 관련 종사자들의 인력 대체 문제까지 건드리기 시작하면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가 지난 10일 출시한 동영상 AI 생성 모델 ‘시댄스 2.0’이 세계적으로 논란이다. 출시 하루 만에 아일랜드 출신 영화감독 루어리 로빈슨이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시댄스 2.0으로 생성한 15초 분량의 영상을 올리면서 파장이 커졌다. 폐건물 옥상에서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를 닮은 두 인물이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었다. 화면은 인물을 따라 부드럽게 이동했고, 조명과 효과음까지 더해지자 실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로빈슨 감독은 자신의 X에 “시댄스 2.0에 두 줄의 명령어(프롬프트)를 입력해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는 즉각 반발했다. 미 영화협회(MPA)는 바이트댄스에 “미국 저작물을 대규모로 무단 사용했다”며 침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디즈니는 저작물 사용 중단 요구서를 공식 발송했다. 파라마운트 역시 자사 프랜차이즈 캐릭터가 유사하게 생성된 사례를 들어 법적 대응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바이트댄스는 실존 인물의 사진·영상 업로드를 차단하고 얼굴·음성 합성 기능 중단, 본인 인증 절차 도입 등을 발표했다.
지난해 오픈AI의 소라(Sora)와 중국의 클링(Kling) 등이 잇따라 공개되며 동영상 생성 AI의 가능성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다만 영상 속 인물의 손이 어색하게 뒤틀리거나, 충돌 장면에서 연속성이 깨지는 등 기술적 한계도 분명했다. 반면 시댄스 2.0은 카메라 움직임과 인물 동선, 충돌의 관성까지 구현하면서 업계에 ‘실제 촬영과 후반 작업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데드풀’의 각본가 렛 리스는 로빈슨 감독의 영상을 공유하며 “아마 우리에게 끝이 온 것 같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는 시댄스 모델을 영상 편집 앱 ‘지엔잉’과 ‘캡컷’, 틱톡 등 대형 플랫폼 등에 연결하고 있다. 기술이 연구실이나 개발자 커뮤니티를 거쳐 퍼지는 구조가 아니라, 거대한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바로 탑재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달 안에 공개가 예상되는 딥시크의 차세대 AI 모델 ‘V4’까지 등장하면 지난해 전 세계에 불어온 중국산 AI 공세 ‘딥시크 쇼크’ 2차전이 영상 등 멀티모달 영역으로 확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