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겨냥해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14조원 규모의 주택 임대사업자 대출을 정조준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설 연휴 직후인 19일 5대 시중은행과 상호금융권의 기업여신부 담당자를 소집해 회의를 연다. 연휴 직전(13일) 전 은행권을 소집해 다주택자 대출을 점검한 데 이어 임대사업자 대출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보완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20~30년 만기로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는 구조인 개인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임대사업자는 보통 1~5년 만기로 대출을 받고 이후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당국은 임대사업자 대출 연장 심사 때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RTI는 임대소득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로, 임대사업자의 채무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현재 신규 대출 기준 규제지역에선 1.5배, 비규제지역에선 1.25배의 RTI를 적용한다. 가령 규제지역 주택 임대사업자의 연 이자비용이 1억원이면 임대소득은 1억5000만원이어야 대출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소셜미디어(SNS)인 X(옛 트위터)에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 시 연장 혜택을 주는 게 공정하냐”고 적었다. 다주택자 중에서도 임대사업자 대출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다만 서정렬 영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사업자 대상 대출 규제 압박이) 임대료 인상 형태로 세입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주택자 매물은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오피스텔 포함) 매매 물건은 6만4207건이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보완 대책을 발표한 12일(6만2357건) 이후 2000건 가까이 증가했다. 이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지난달 23일(5만6219건) 이후로는 7988건(14%) 늘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끝나는 5월 9일 후로는 보유세와 금리 향방이 집값을 좌우할 변수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주담대 금리까지 오르면 1주택자의 매물 출회가 계속되며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반대로 보유세 인상 강도가 미미하고 금리 인하가 지속되면, 매물 잠김이 장기화돼 주요 지역 집값이 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