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19일 오후 나온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44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이날 오후 3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군경 간부 등 모두 8인의 내란 사건 1심 선고재판을 진행한다.
재판의 핵심은 비상계엄을 내란행위로 판단하는지다. 내란죄가 성립하려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과 “폭동” 행위가 인정돼야 한다. 국헌 문란의 정의는 형법 91조에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또는 “헌법이 정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돼 있다.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이 군경을 동원해 헌법기관인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을 중단·침해했다고 본다.
또 다른 구성 요건인 ‘폭동’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서 판례로 확립돼 있다. 대법원은 강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면 ‘폭동’이 성립한다고 보고 신군부의 비상계엄 전국 확대가 폭동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일체의 유형력 행사나 외포심(두려운 마음)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最廣義·가장 넓은 의미)의 폭행·협박”이라고 했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이진관)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을 맡은 형사32부(부장 류경진)는 모두 12·3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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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바보가 쿠데타 하겠나” 윤석열 사형 면할까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판 과정에서 12·3 계엄이 “평화적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며 “몇 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게 도대체 인류 역사에 있는 건지 되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회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 다 들어갔는데도 국회의장과 야당 대표가 사진 찍으며 담장 넘어가는 쇼를 했다”고 했다. 지난달 13일 열린 마지막 공판에서는 “(나 같은)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 쿠데타를 하느냐. 쿠데타 할 정도면 눈치가 빨라야 된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그는 “(비상계엄은) 통치행위로 사법 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법적 논리로 방어해 왔다.
하지만 이상민 전 장관 사건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는 지난 12일 “(12·3 비상계엄은) 헌법에 명시된 대의제 민주주의의 규범적 효력을 상실하게 하고 국회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는 국헌 문란 목적 아래 이뤄진 행위”라고 판단했다. 형사33부도 지난달 21일 한덕수 전 총리 선고에서 “‘12·3 내란’은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이라고 규정했다.
재판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유무를 어떻게 판단할지도 주목된다. 이는 2024년 12월 수사 초기부터 논란이 됐던 쟁점이다. 당초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직권남용 혐의의 ‘관련 범죄’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내란 단독 수사권이 있는 경찰보다 수사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윤 전 대통령 측은 “본말이 전도된 불법 수사”라며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 논란은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3월 재판부는 “공수처법 등 관련 법령이 ‘관련 범죄’의 요건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수사 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수처에 의해 구속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했다. 1심 선고를 하는 같은 재판부였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 방해’ 사건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부장 백대현)는 지난달 16일 선고에서 공수처의 내란 수사권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직권남용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사실관계가 일치해 직접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공수처가 수집한 증거의 능력이 상실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위법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내란 우두머리 유죄가 인정된다면 감경 여부에 따라 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사형 또는 무기징역·무기금고’라는 기준은 법정형일 뿐 실제 이 가운데서만 선고하는 건 아니다. 재판에서는 먼저 감경 여부에 따른 처단형 범위가 정해지고, 이 중 재판부가 선고형을 선택하게 된다.
형법 55조 1항은 “사형을 감경할 때는 무기 또는 2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 등 기준을 정해뒀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감경은 범죄를 반성하고 피해 회복에 노력했을 때 고려할 수 있는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의 경우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감경 사유가 인정될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는 “하루 만에 범죄가 끝났다거나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 등이 감경 사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선고공판 중계방송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선고는 생중계될 예정이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이날 법정에 출석한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