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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AR 핵심 소재’ 페로브스카이트, 대량 생산 길 열렸다

중앙일보

2026.0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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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는 소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이태우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의 나노 결정을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는 ‘저온 주입’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18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페르보스카이트란

페로브스카이트는 TV·스마트폰 등 주요 영상 기기의 소재가 돼온 기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나 QLED(무기양자점 발광다이오드)보다 색 순도가 높고 발광 성능이 우수하다. 실제 눈으로 보는 것 같은 생생한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색 영역 표준인 ‘Rec. 2020’(2012년에 만들어진 초고화질 영상용 색 영역 표준)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페로브스카이트는 현존하는 소재 중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재다. 이에 고화질 TV는 물론, VR·AR 구현을 위한 대안으로 꼽힌다.

유럽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6의 부스. 사진 LG전자

하지만 상용화를 위해 까다로운 합성 공정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주류 방식이던 '핫 인젝션' 공정은 150도 이상 고온 용액을 사용해야 해 화재 위험이 있었고, 합성 과정에서 산소와 수분을 차단하기 위한 특수 설비가 필요했다. 상온에서 합성하는 방식도 있지만, 대량 생산 시 결정이 불균일하게 형성되고 생산성이 낮다는 게 단점이었다.



대량 생산도 가능해진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섭씨 0도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합성하는 ‘저온 주입’ 합성법을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를 대량 생산할 때 발생하는 불균일한 결정, 품질 저하 등의 문제들이 급격한 합성 속도에서 기인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유사 유화(emulsion)’ 상태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상태를 통과해 페로브스카이트가 합성되면 결정이 천천히 합성돼, 균일한 나노 결정을 얻을 수 있었다.
용어사전 > 유사 유화

유화란 마요네즈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두 액체가 작은 방울 형태로 다른 액체 속에 골고루 퍼져있는 상태. 유사 유화란 이와 반대로 서로 잘 섞이는 액체들을 사용함에도 그 안에서 고체 알갱이들이 방울처럼 떠있는 상태를 말한다.

저온 주입 합성법을 적용한 결과, 연구팀은 별도 특수 설비 없이 대기 중에서 발광 효율 100%의 고품질 페로브스카이트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실 수준의 소량 합성을 넘어, 20L급 대형 반응기에서도 품질 저하 없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페로브스카이트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이 소재를 활용한 고효율·고안정성 발광 소자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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