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돼 1심 선고를 앞둔 윤석열 전 대통령은 43차례 진행된 재판에 수개월 불출석하거나 변호인을 물려가며 직접 발언하는 등 여러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비상계엄은 합법적인 대통령 권한행사였다는 주장엔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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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짜리 내란이 어딨나”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55일 만인 지난해 1월 26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남동 관저에 머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다가 경호처가 봉쇄를 풀면서 체포된 후였다. 하지만 3월 7일 법원이 '구속기간 산정이 잘못돼 만료됐다'는 이유로 석방했고, 윤 전 대통령은 4월 14일 불구속 상태로 첫 재판에 출석했다.
첫 재판부터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 대신 직접 혐의를 부인하는 행태를 보였다. 공소사실을 낭독한 검찰의 PPT 자료를 쪽수별로 따라가며 1시간 19분 동안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12·3 계엄이 “평화적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며 “몇 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게 도대체 인류 역사에 있는 건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난센스(당치않은 말)’란 표현을 여섯 번 사용하며 “(국회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 다 들어갔는데도 국회의장과 야당 대표가 사진 찍으며 담장 넘어가는 쇼를 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사령관들이나 부대장들이 저와 장관의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비상 매뉴얼로 조치를 취했지 않나 싶다” “각자 정해진 매뉴얼대로 하다 보니 저나 장관이 생각한 것 이상의 어떤 조치를 준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계엄 당시 군의 행동이 온전히 자신 책임은 아니라는 항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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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회 불출석, 초유의 구형 지연
윤 전 대통령은 126일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으나 지난해 6월 출범한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의해 7월 10일 체포방해(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재구속됐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향후 4개월간 재판에 총 16번 연속 불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10월 30일이 돼서야 “건강상 문제에도 최대한 재판에 참석하겠다”며 법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후에도 혐의를 부인하고, 계엄 선포를 정당화했다. 지난 1월 13일 열린 마지막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스스로를 바보라고 칭하며 “(나 같은)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 쿠데타를 하느냐. 쿠데타 할 정도면 눈치가 빨라야 된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국회가 그만두란다고 그만두는 내란 봤느냐” “국회를 해산하려고 했으면 전국을 장갑차와 탱크로 평정해야 한다” “(내가) 그런 시도라도 했느냐”라며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다.
당초 재판부는 나흘 전인 1월 9일 내란특검팀의 구형까지 마칠 계획이었으나, 윤 전 대통령과 병합돼 재판을 받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들이 통상 간략하게 마무리되는 서증조사에 12시간을 소요하면서 구형이 미뤄졌다. 13일 공판에선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도 11시간 마라톤 서증조사를 했으나, 특검팀은 같은 날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에 의해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내려진다.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섰던 법정이다. 특검팀은 사형을 구형했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이지만 재판부 판단과 감경 사유에 따라 징역 10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1심 징역 5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