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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없는 민주당 X판"…이런 '뉴이재명' 놓고 與지지층 내전

중앙일보

2026.02.18 12:00 2026.02.1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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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석하는 모습.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이재명 대통령,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연합뉴스

‘뉴이재명’이라는 정치적 용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내전 수준의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설 연휴 기간 여권 성향 커뮤니티와 유튜버 사이에선 “민주당의 새 주류 세력”이라는 시각부터 “민주당판 뉴라이트”라는 비난까지 극과 극의 반응이 엇갈렸다.

뉴이재명은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당원으로 유입됐거나 대통령 취임 이후 추진한 경제 정책 등에 공감해 지지층으로 합류한 새로운(new) 민주당 지지층을 가리키는 일종의 신조어다. 친이재명 성향 지지자와 유튜버 사이에서 주로 사용되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친노무현·친문재인 지지층과 달리 비운동권 출신과 함께 중도·보수 성향의 유권자까지 포괄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 사이에서 통용되던 뉴이재명이 여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된 계기는 정청래 대표가 갑작스레 제안했다가 지난 10일 무산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 논의였다. 정 대표와 ‘여권의 스피커’로 불리는 유튜버 김어준씨가 힘을 실은 6·3 지방선거 전 합당이 결과적으로 수포로 돌아갔는데, 이 과정에서 뉴이재명이라는 세력의 실체가 주목을 받은 것이다. 뉴이재명 용어도 이 무렵부터 친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용 빈도가 늘었다.

지난달 6일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했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 유튜브 캡처

친명 성향 유튜버 이동형 작가는 지난 11일 자신의 방송에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과 이재명 대표 이후 새롭게 들어온 뉴비층은 다르다”며 “그래서 김어준·유시민이 등장해도 (합당이) 안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 민주당 재선 의원도 18일 통화에서 “친문에서 친명으로 민주당의 핵심 주류가 교체되고 있고, 그 선봉에 뉴이재명이라는 새로운 흐름이 있다”며 “김어준의 상왕 정치도 끝낼 때가 됐다”고 했다. 정 대표가 지난달 22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한 이후 김어준씨 유튜브 구독자 수는 231만명에서 228만명(18일 기준)으로 약 3만명 줄은 상태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선 스스로 뉴이재명이라 지칭하는 지지자들이 민주당 당원 모집 포스터를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포스터에는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세웠던 ‘중도 보수 정치’를 강조하며 “정치계를 한번 바꿔보고 싶은 분”, “중도 보수 쪽에 서 계신 분”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현재 이재명 없는 민주당은 X판”이라며 현 지도부에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는 표현도 포함됐다.

뉴이재명이 당원 모집까지 적극 나서자 여권 내부에선 올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명·청 대전’이 조기 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부 친청계 인사들 사이에선 “합당 무산 이후 입지가 흔들린 정 대표를 겨냥해 친명계가 뉴이재명이라는 프레임을 앞세워 대표 흔들기에 나섰다”는 불만도 감지됐다. 한 친청계 인사는 통화에서 “뉴이재명은 새로운 현상이 아닌, 비당권파가 당권을 탈환하기 위한 세력 규합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최근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뉴이재명 당원 모집 공고 포스터. SNS캡처

여권 내부에선 이미 정 대표가 추진했던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문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둘러싸고 친명·친청 지지자 간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여기에 뉴이재명 논란까지 더해지며 대립 구도는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지지층 분화를 넘어, 단절까지 가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라고 했다.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와 친문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 등에선 뉴이재명의 중도·보수 성향을 문제 삼으며 “뉴수박“, “신천지 세력”, “극우 프락치” 등 원색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민주당 의원 87명이 참여해 출범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의원 모임’(공취모)과 뉴이재명을 싸잡아 “당내 갈라치기 세력”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고성국TV에 출연한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 등 일부 친명계 인사의 과거 활동 전력을 문제 삼는 ‘파묘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반면 친명계 커뮤니티 잇싸(Itssa)와 디시인사이드의 이합갤(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 등에서는 “윤석열을 키워준 것이 문재인”, “문재인, 조국의 무능한 정책에 치가 떨리는 사람들이 뉴이재명”이라는 역공도 이어지고 있다.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딴지그룹의 제무제표까지 분석하며 “진보 정치로 돈 장사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비난 글까지 올라왔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뉴이재명 현상이 차기 당권·대권을 둘러싼 친명과 친청간의 권력 투쟁으로 번진다면, 이 대통령과 당 모두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태인.오소영.여성국([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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