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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벌레 낚아보세요” 낚시 체험 논란…비판 일자 중단

중앙일보

2026.02.18 16:54 2026.02.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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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사슴벌레 등을 낚싯대로 건져 올리는 체험행사 현장. 사진 스레드 캡처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복합쇼핑몰에서 열린 이색 동물 팝업스토어가 살아 있는 사슴벌레 등을 낚싯대로 건져 올리는 체험 행사를 진행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파충류 전시 사업을 하는 A업체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해당 쇼핑몰 지하 1층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현장에는 도마뱀과 뱀 등 파충류를 비롯해 햄스터, 사슴벌레 등 다양한 동물이 작은 플라스틱 용기나 유리장에 담긴 채 전시됐다.



사슴벌레 6000원 ‘낚시 체험’

논란의 중심은 ‘낚시 체험’ 프로그램이다. 업체는 사슴벌레 6000원, 가재 1만원의 체험비를 내면 공이 달린 소형 낚싯대로 원형 풀 안의 곤충과 갑각류를 낚을 수 있도록 했다. 낚은 개체를 가져가려면 2만원을 추가로 내야 했다.

체험행사 안내문. 사진 스레드 캡처

행사 시작 직후부터 소셜미디어(SNS)에는 해당 체험이 명백한 동물 학대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900건 넘는 공감을 받은 한 스레드(Threads) 게시글은 체험 장면이 담긴 영상과 함께 “이게 동물 학대가 아니면 뭐냐”고 성토했다.

영상에는 여러 사람이 낚싯대로 사슴벌레를 건져 올리고, 한 개체가 공에 매달린 채 버둥대는 모습이 담겼다.

게시글에는 “낚싯대를 흔드니 사슴벌레가 튕겨서 날아갔다”, “아이들한테 동물 학대를 가르치는 것 같다”, “작은 설치류를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나 들어갈 법한 케이스에 담아 전시해둔 것도 문제”라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쇼핑몰 측은 A업체가 상황을 인지하고 지난 16일부터 자발적으로 낚시 체험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체험행사 현장에서 동물들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 스레드 캡처



곤충·갑각류는 법 보호 사각지대

문제는 해당 체험이 잔인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법적 제재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 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포유류·조류·파충류·양서류·어류)을 주요 보호 대상으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척추가 없는 곤충(사슴벌레)이나 갑각류(가재)는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학대 행위가 발생해도 처벌이 쉽지 않다. 이들 생물이 척추동물보다 고통을 덜 느낀다는 기존 인식이 법 체계에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동물을 오락 요소로 활용하는 유사 체험이 반복되며 생명 경시 풍조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법적 처벌 여부를 떠나 살아있는 생명에게 고통을 가하거나 이를 오락거리로 삼는 행위는 동물 학대 성격이 분명하다”며 “특히 아이들에게 생명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국과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에서는 갑각류 역시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법적 보호 대상을 확대하는 추세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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