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국가' 탈피 가속…개헌, 3대 안보문서 개정, 무기수출 규제완화 속도감있게 추진 전망
中염두 속 영토·역사문제 정보제공 강화 주문…황실전범 개정 등 보수정책 의욕
중의원 거대 여당 탄생 속 "국회 경시" 우려도…중의원 헌법심사회장에 측근 배치
'1강체제 구축' 다카이치, 전쟁가능국가 발판마련 본격 시동거나
'평화국가' 탈피 가속…개헌, 3대 안보문서 개정, 무기수출 규제완화 속도감있게 추진 전망
中염두 속 영토·역사문제 정보제공 강화 주문…황실전범 개정 등 보수정책 의욕
중의원 거대 여당 탄생 속 "국회 경시" 우려도…중의원 헌법심사회장에 측근 배치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 넉 달 만에 새 내각을 출범시키면서 '다카이치 정책' 추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작년 10월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이 모두 여소야대 구도인 상황에서 국정 운영을 시작했으나, 최근 '조기 총선' 승부수가 통하면서 중의원과 집권 자민당에서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 시기에 견줄 만한 강력한 기반을 구축했다.
1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재선출 이후 기자회견에서 "백지 위임장을 얻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야당에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혔으나, 벌써 국회를 경시하고 관저 주도로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헌법 개정, 방위력 강화를 위한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무기 수출 규제 완화 등 보수적 안보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일본이 '평화국가'에서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 예산안 통과 등 속도전 예고…"다카이치가 바라는 건 첫 개헌 총리"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은 전날 특별국회 시작과 다카이치 총리 재선출을 계기로 정치권이 '다카이치 1강' 체제로 변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새 내각 출범에도 각료를 1명도 교체하지 않았으나, 각료 각각에게 추가 업무를 전달했다.
내각 뒷받침 역할을 맡는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에게는 기존 정보 수집 능력 강화 외에 3대 안보 문서 등과 관련해 관계 각료와 협력 재검토, 영토 문제·납치 문제·역사 인식에 관한 대외 정보 제공 강화에 힘쓸 것을 지시했다.
3대 안보 문서 개정은 일본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골자이며, 영토 문제와 역사 인식 관련 정보 제공 강화는 일단 대립 중인 중국과 관계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규정한 총선에서 자민당 압승을 이끌었고, 민심을 뒷배 삼아 앞으로 아베 전 총리처럼 관저 주도로 정권을 운영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민당은 중의원에서 야당 세력이 급격히 축소됐다는 점을 고려해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예산안 심의 시간을 줄여 최대한 빨리 통과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2025회계연도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가 야당 중심으로 이뤄진 데 대해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다카이치 총리가 결론을 서둘러 내려는 것은 신년도 예산에 그치지 않는다"며 예산안 가결 이후 헌법 9조에 자위대 명기 등을 실현할 헌법 개정, '남계 남자'의 왕위 계승 유지를 위한 '황실(왕실) 전범' 개정에 주력할 것으로 예측했다. '남계 남자'는 왕실 남성이 낳은 남자를 뜻한다.
개헌과 '황실 전범' 개정은 모두 보수파가 강하게 바라는 정책으로 꼽힌다.
일본 현행 헌법은 1946년 공포 이후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자민당은 실질적 군대인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더 나아가 자위권·국방군 명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민당의 이러한 작업이 성과를 낼 경우 일본은 태평양전쟁 종전 80여년 만에 사실상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다카이치 정권의 한 간부는 "다카이치 총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첫 여성 총리가 아니라 처음으로 헌법 개정을 실현한 총리"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 개헌 논의서 '다카이치 색채' 강화 전망…'비자금' 의원 당 요직 기용
다카이치 총리는 모든 각료를 유임시키는 한편, 자민당 인사를 통해 '친정 체제'를 강화했다.
그중 일본 언론이 주목한 인사는 다카이치 총리 측근으로 알려진 후루야 게이지 의원을 중의원 헌법심사회장에 기용하는 것이다. 총선 전까지 헌법심사회장은 야당 의원이 맡아 자민당이 주도적으로 개헌을 논의하기 쉽지 않았다.
후루야 의원은 작년 10월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기용된 직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던 인물이다.
아사히는 "후루야 의원은 자민당 헌법개정실현본부장을 지낸 경험도 있어 이번 인사는 헌법심사회 논의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가 있다는 견해가 강하다"고 해설했다.
요미우리도 다카이치 총리가 향후 자민당이 우선시하는 개헌 항목을 추려낼 것이라며 "개헌 논의에서도 '다카이치 색채'가 반드시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당장 개헌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의원과 달리 참의원은 여전히 여당 의석수가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후루야 의원이 헌법심사회장을 맡으면서 공석이 된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에는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됐던 니시무라 야스토시 의원이 기용된다.
경제산업상 등을 지낸 니시무라 의원은 과거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이었던 '아베파' 간부 출신이다. 옛 아베파 의원 중 다수는 작년 10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2023년 비자금 스캔들이 알려진 이후 비자금 연루 의원이 자민당 4대 요직에 임명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짚었다.
또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의장에 모리 에이스케 의원을 앉힌 것은 '황실 전범' 개정 등을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모리 의장은 작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킹 메이커' 역할을 했던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가 지휘하는 파벌인 '아소파' 소속이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안정적 왕실 계승을 위한 왕족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일본 왕위는 남계 남자에게만 계승권이 주어지며, 왕족 중 젊은 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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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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